봄맞이 떠난 강진여행 2일차 – 남파랑길 82코스 & 영랑생가 답사
* 답사일: 2,022년 3월 8일(화), 흐림.
* 경로 및 시간: 가우도출렁다리입구 주차장(8:53)~가우도출렁다리 왕복~주차장(9:15)~세심정~장계교차로~보련마을회관~만복마을회관~구로선착장(12:30)~강남배수장(강남방조제)~강진만생태공원~구목리교 서편(13:57),
<총 소요시간 5시간 4분(휴식 등 1시간 30분 포함)>
* 걸은 거리: 16.1km
강진여행 2일차, 오늘은 남파랑길 82코스를 걷는다. 가우도입구 주차장(강진군 대구면 저두리) 출발해 북쪽으로 강진만 따라 걸어 구 목리교 서편에서 마치는 16.3km 코스.
이 구간은 ‘남도이순신길 조선수군 재건로’6구간이 일부 포함된 구간. ‘조선수군 재건로’는 백의종군하던 이순신장군이 통제사로 다시 임명(1597년 8월 3일)되고 나서 구례에서 해남우수영까지 한 달여간 450여km를 이동하며 조선수군을 재건했던 길. 강진 남단 마량항에서 북일면사무소까지 68km가 6구간에 해당된다.
그렇게 병사를 모으며 재건한 수군으로 다음 달 16일(9/16) 울돌목에서 기적 같은 명량대첩의 승리를 일구었다. 근데, 이렇게 테마가 있고 경관이 좋은 길인데, 평일이라 그런지 우리 말고는 걷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코스 출발지점에 가우도가 있으니 가우도 출렁다리(청자다리) 걸어 들어가 본다. 강진만 가운데 가우도와 양쪽 육지를 보행자 전용 다리인 출렁다리로 연결했다.
강진군 대구면 저두에서 가우도를 잇는 출렁다리가 청자다리. 반대편 도암면 망호 출렁다리는 다산다리. 그리고 출렁거리지 않는 출렁다리.
출렁다리 입구 강진만에 버려진 쓰레기를 이용해 만든 물고기 조형물 지나 출렁다리(청자다리) 걸어 가우도로 들어간다. 천천히 걸어 10여분이면 가우도 입구 도착.
가우도는 강진만 8개 섬 중에서 유일한 유인도. 모노레일 탑승이나 청자전망대 조망도 좋다고 하는데 남파랑길 걸어야 하니 그냥 돌아 나온다. 가우도 다녀오는데 1.12km 22분 소요.
출렁다리에서 보는 중저마을 방향(강진만 동쪽). 사진 우측 끝에 '카페가출'이 있고, 좌측 옆으로 짚라인 도착지점. 남파랑길 82코스는 카페가출과 짚라인 도착지점을 지나 가운데 둥그런 숲으로 들어간다.
이제 남파랑길 시점 중저마을 출렁다리입구 주차장(대구면 저두리 가우도입구) 출발 82코스 답사를 시작한다. 오랜만에 해안선 따라 도보여행을 즐긴다. 세심정까지 2.5km(40분 소요)
82코스는 강진만 따라 걷는 길. 좁은 바다가 북쪽으로 내륙 깊숙하게 들어와 강진만을 만들었고 안쪽은 탐진강과 만난다. 강진만 따라 해안이나 내륙을 걷다 탐진강 구 목리교 건너면 82코스 답사가 끝나는 것.
주차장에서 ‘카페가출’ 앞을 지나 좌틀한다. 네비에 출렁다리 주차장이 검색되지 않아 여기 카페가출(강진 대구면 중저길)을 목적지로 했다. 가출, 아마 가우도 출렁다리 준말이겠다. 커피 한잔 하는 것도 좋은데 아직 이른 아침.
곧 가우도 짚트랙 도착지점 앞 지나고
잠시 후 공터를 가로질러 해변 야트막한 야산으로 이어진다. 남파랑길 이정표는 세심정 0.9km(중저선착장 0.4km)
숲 들머리 남파랑길 이정표. 이정표나 리본이 잘 되어 있어 길 찾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
부드러운 숲길 10여분 걸으니
‘사진 찍기 좋은 녹색명소’전망대. 강진만과 건너편에 솟은 바위 암봉들이 펼쳐진다. 저기 암골미 자랑하는 돌산이 아마 덕룡주작산일 거고, 골프장 우측 뒤편이 다산초당이 있는 만덕산일 것. 만덕산 아래 백련사가 보인다.
급경사 내리막길 내려오니 세심정
정자 지나 길은 칠량천 옆 23번 도로(청자로) 따라 이어진다. 칠량천 하구 쪽으로는 건너갈 수가 없으니 내륙 쪽으로 들어가 장계천과 칠량천을 건너는 것. 이제부터는 대구면에서 칠량면으로 들어간다.
장계교차로에서 봉황리 방향. 우측은 장계마을
장계천 제2장계교 건너 이정표의 봉황옹기마을 2.5km 방향으로 간다. (세심정 1.2km)
칠량천 건너면 우측에 백산(73.2m)이 있고 계속 도로 따라 걷는다.
잠시 도로 따라 걸으니 우측 봉황리 들어가는 도로가 보인다. 우틀해 마을길 걸어 다시 해안 쪽으로 이동.
마을에서 고개 넘으니 다시 강진만이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고개 넘어 가니 덩치가 큰 새떼의 비행. 처음에는 까마귀인줄 알았는데 크기나 두툼한 다리를 보니 수리 종류, 독수리일까? 수십 마리가 비행하고있으니 사육하는 건 아닐 텐데 궁금하네.
이곳이 아마 봉황옹기마을일 것. 남쪽 대구면이 고려청자 생산지이고 칠량면은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옹기 생산지. 옹기가마는 대부분 사라졌지만 아직도 일부 옹기를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해안 길을 걷지 않고 마을 안쪽 길을 걸었다. 사실 난 남파랑길이 아니라 해안선 따라 도보여행이니(가능한 한 우리 국토 끝 따라 걷는 것), 그냥 해안 길을 걷는 게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봉황리 보련마을회관 앞을 지난다.
이제 봉황옹기마을에서 영풍마을로 간다. 길옆 푸른 보리밭에 앉아 커피 한잔 하면 한참 쉬다 간다. 모처럼 집사람과 함께 걷는 길이라 널널하게 여유 부리며 걷는다.
해안 방조제 길을 걷는다.
갯벌이 드러나 있지만 날씨가 추워서일까 의외로 갯벌에 그 흔한 게 한 마리 없이 조용하다. 강진만 특산 봄 바지락도 갯벌 속에 깊이 들어가 안 나올 때. 보리가 익을 무렵 바지락도 물이 올라 맛이 제일 좋다고 한다. 강진만 특산물 바지락전 맛을 봤어야 했는데...
갯벌이 드러난 강진만에 작은 섬 죽도, 이곳에서 자란 대나무로 화살을 만들었다고 한다. 죽도라는 이름을 가진 섬들이 꽤나 많은데 옛날 화살 수요가 많았던 시절 대나무를 많이 키워서 그런 이름이 붙었을 것 같다.
강진만 갯벌에 겨울진객 큰고니(백조) 떼가 몰려 있다. 한강 팔당대교 부근에도 큰고니가 많이 오는데 여기도 많네. 한겨울 시베리아 쪽에서 날아와 겨울을 나고 돌아가는 철새.
철새라고 하니 어감이 좀 이상하긴 한데, 여기 저기 기웃거리는 기회주의자 철새도 지역성만 잘 타면 잘 나가더라. 내 편이면 무조건 지지하는 몰빵 정치 시대에 살고 있으니 사회는 점점 더 극단으로 간다. 어쨌든 순백의 철새 생긴 건 귀티 나는데 떠드는 목소리는 영 예쁘지 않다.
방조제 길 걷다 영풍마을 방향으로 우틀한다. 이정표는 영풍마을 0.2km(봉황옹기마을 1.2km. 마을 길 우측에 칠량중학교
만복마을회관 앞을 지나니 이정표는 칠량농공단지 1.4km(영풍마을 0.5km).
좌틀해 마을길 잠시 걸으니 해변으로 이어진다. 역시 방조제길.
방조제 우측에 규모가 큰 양식장
이제 이정표는 구로선착장(1.3km) 방향
우측에 칠량농공단지, 근처 공원 정자에 앉아 커피 한잔 하면서 한참 쉬다 간다.
태양열 발전단지 지나 대숲 길 걸으니 구로선착장. 이정표는 강진만생태공원 3.3km(만복마을 2.7km)
강남배수장 앞을 지나 강남방조제 따라 걷는다. 여기 꽤나 지루한 길. 강진만생태공원까지 40분 가깝게 걸렸다.
이제 강진읍 시가지도 모습을 보이고
바닷가 긴 제방을 따라 걷는다. 간척사업으로 긴 제방이 만들어졌고, 갯벌이 축소됐을 것. 지루한 길
추락방지 로프봉에 바람개비를 달아 놓았는데 강풍 덕일까 온전한 게 별로 없다.
백조다리가 보이고 이제 탐진강. 강 양옆으로는 무성한 갈대밭이다.
백조다리가 보이면서 곧 강진만생태공원.
백조 조형물과 백조다리
갈대밭 산책로 데크 따라 걷는다. 데크 산책로 뒤로 탐진강을 가로지르는 목리1교
넓은 갈대밭인데 갈대를 베어낸 상태. 여기 갈대 숲 가을날에 오면 대단하겠다.
목리1교 지나 제방 길로 올라선다. 섬진강변 여기 벚꽃 필 때 꽤나 운치 있는 길이 되겠다. 목리교까지 0.6km(구로선착장 4.1km)
구 목리교 동쪽 편. 남파랑길 83코스 안내판이 있다. 이곳에서 다리 건너 목리교 서편, 강진읍 목리로 간다. 구목리교 우측에는 23번도로 청자로가 지나는 (신)목리교
구목리교 건너면 강진교회가 있고 이곳에서 오늘 답사 종료. 가우도 다녀 온 거리 포함 16.1km를 5시간 동안 걸었다. 노닥거리는 시간이 많았고, 실제 82코스 걸은 시간은 4시간이 채 안 됐을 것 같다.
남파랑길 강진 구간은 마량항에서 81코스가 시작되어, 84코스 사내방조제까지 4개 구간인데, 이번 여행은 82코스 하나 답사로 끝낸다. 언젠가 다 걸을 기회가 있겠지.
강진읍 목리 구목리교 서쪽 여긴 장어구이가 유명한 동네.
목리장어센터(강진읍 목리길 80) 들어가 장어구이 큰 걸 2인분 시켜 먹었는데 와 여기, 찰밥과 같이 먹는 장어구이가 입맛에 맞아 포식. 강진 여행길에서 먹은 음식 중에 1번이다.
강진택시 콜해 가우도입구 주차장으로 돌아간다. 목리장어센터에서 가우도입구 주차장까지 택시비 17,280원.
내일 백련사 간다는 말에 택시기사가 “백련사 동백꽃은 재래종이라 지금 한창 꽃이 필 때인데 올해는 2월 추위로 냉해 입어 꽃이 별로 없어요’ 기대가 컸던 백련사 동백꽃이었는데 아쉽게도 시절인연이 맞지 않네.
이제 영랑생가로~
오후 덕룡산 산행 계획이었으나 시간이 늦어 포기하고 숙소 근처 영랑생가만 잠시 들르기로 한다.
주차장에 주차하고 50m쯤 올라가면 <모란이 피기까지는> 등의 주옥 같은 서정시를 남긴 영랑 김윤식(1903~1950) 생가.
이곳 강진 출신 김영랑은 1930년 박용철, 정지용 등과 함께 시문학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시문학파 시인으로 불린다. 3.1운동 뒤 독립운동으로 6개월간 옥고를 치뤘고, 창씨개명도 하지 않고 고집스럽게 버텼던 인물.
생가는 사랑채가 별도로 있고 문간채와 본채로 구성. 모란이 피는 시기였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한적한 시인의 생가를 여유롭게 돌아보며 보내는 시간이 나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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