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설을 찾아 송년산행 - 사자산, 백덕산
* 산행지: 백덕산(1,350m), 사자산(1181)
* 산행일: 2006년 12월 31일(일) 맑음
* 산행 경로 및 시간
문재터널 지나 우측 쉼터(9:35)~ 산행 준비후 장승이 있는 들머리(9:40) ~ 925M봉(10:10)~사자산 정상(11:00, 10분 휴식)~당재(11:45)~작은당재(12:21)~갈림길 삼거리(12:46)~백덕산 정상(13:02, 중식후 13:50 출발)~삼거리(13:55)~헬기장(14:07)~임도(15:00)~먹(묵)골지나 산행 종료(16:30)
* 교통: 영동고속도로 새말IC 통과후 우회전 ~ 42번 국도 타고 안흥 ~ 문재터널 통과 후 우측 문재쉼터
한 해를 마무리하는 날, 평창의 백덕산으로 향한다. 훠이훠이 앞만 보고 달려 온 세월, 왜 그리도 복잡한 것인가. 오는 해도 그리 달라질 것이 없기에 더 마음이 어수선한지도 모른다. 2시간 넘게 걸려 안흥을 지나 문재터널 옆 들머리에 도착.
백덕산은 치악산 동쪽에 있는 영월군과 평창군의 경계를 이루는 산, 전에는 사재산(4財山)으로 불리웠다고 한다. 오늘의 산행기점인 문재터널이 해발 800m이기 때문에 1,350m라는 높이에도 불구하고 큰 어려움이 없이 능선을 타고 정상까지 갈 수 있는 산이다. 반대방향인 관음사 코스로 오를 경우 제법 난코스가 많고 시간도 더 소요된다고 한다. 오늘은 운재에서 사자산과 백덕산을 거쳐 운교리나 묵골로 하산할 계획.
* 4財山 - 동칠(東漆, 옻나무), 서삼(西蔘), 남토(南土), 북토(北土, 흉년기에 먹을 수 있는 흙)
<산행 들머리>
유명한 겨울 산행지의 명성답게 산행 입구부터 눈이 잔뜩 얼어 붙어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한다. 장승 옆 우측 콘테이너 가건물 옆에 있는 들머리로 오르니 초입부터 가파르고 눈길이 얼어 붙어 미끄러운 길, 사면을 치고 오르는 길이다. 조금 오르니 임도가 나오고 백덕산까지 5.6Km이정표가 있다. 임도 좌측으로 잠시 빠졌다가 표지기가 잔뜩 달린 우측 산길로 다시 오른다. 가파른 길을 30분 정도 걸었을까 삼각점이 있는 925m봉을 거쳐 이제는 능선을 타고 가는 길. 잠시 내림길을 거쳐 이제는 완만한 비단길같은 오름길.
우측에는 이깔나무가 시원스럽게 자라고 있고 좌측은 참나무 군락지다. 등로 주변 참나무에는 푸르른 겨우살이가 여기저기 자라고 있다. 에구, 지난 번 주왕산 갔을 때 상가에서 항암효과가 있느니 하면서 겨우살이를 잔뜩 팔고 있던데… 주변에서 딱따구리가 나무쪼는 소리가 요란하고 자작나무와 물푸레나무 군락지를 지나니 이제는 산죽 밭. 눈밭의 산죽들이 푸르름으로 싱싱하다.
20여분 뒤에 주변 조망이 좋은 헬기장을 거쳐 오르니 사자산 정상, 이정표에는 백덕산이 3.4Km 남았다. 우측으로 잠시 올라보니 사자산 정상과 주변 거리가 적혀 있는 표지판이 있다. 사자산 정상으로 표시되어 있으나 다른 지점을 정상으로 표시한 경우가 많아 어느 것이 맞는지 분명치 않다. 법흥사 적멸보궁에서 올려 보는 사자산 연화봉이 그리 수려해 보였는데 여기서는 제대로 조망할 수가 없다. 잠시 쉬다가 다시 백덕산을 향해 진행.
<사자산 정상>
앞 우측 방향으로 백덕산 정상부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고 눈이 점점 더 많이 쌓여 있다. 상고대 눈꽃이 없어 아쉽기는 하나 깊게 쌓인 눈에 푸른 전나무 숲이 싱그럽다. 곧 암릉지대가 나타나고 등로는 이 암릉들을 좌측으로 우회하게 되어 있다. 떡을 쌓은 것처럼 이상하게 생긴 바위를 지나 조금 더 진행하니 당재(비네소골 3, 백덕산 2.0Km), 등로는 좌측으로 조금 내려가 앞방향으로 진행하게 된다. 좌측은 비네소골로 내려가 운교리로 하산하는 길이나 지나간 발자국이 전혀 없다.
<당재 이정표>
거송이 있는 봉우리에서 미역국 한 컵을 마시며 쉬고 있는데 몇사람이 올라오더니 여기가 정상이냐고 묻는다. 정상은 맞는데 백덕산 정상은 아니라고 대답. 12시20분 사거리 안부인 작은 당재에 도착한다. 이정표는 우측으로 관음사 3.2Km, 법흥사 4.0 Km, 좌측으로 비네소골 3.1 Km, 진행방향인 백덕산 정상은 1.2Km
여전히 눈이 두텁게 쌓여 있는 수림을 헤치고 나가는 길, 25분 정도 더 진행하니 묵골 갈림길이 나온다. 이정표는 우측 백덕산 0.5 Km, 좌측 헬기장 0.3 Km, 먹골 4.7 Km 를 가리킨다. 우측으로 진행하니 곧 백덕산의 명물인 아치형 나무가 나타나고 그 옆에는 라면을 끓이고 있는 등산객들이 있어 주변에 라면 냄새가 요란하다. 좌측 건너편에는 수려한 기암지대가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고 주변에는 뒤틀리고 구부러진 나무들이 많다. 세월의 무게일까, 아니면 심한 추위와 무거운 눈 탓일까, 세월의 인고를 견디며 살아온 나무들의 모습이 우리네 삶의 모습과 비슷한 것일지도 모른다.
<먹골 갈림길 삼거리, 우측이 정상 방향>
<백덕산의 명물, 아치형 나무>
삼거리에서 5분 정도 진행하니 정상부로 향하는 능선은 거대한 암릉으로 이어지고 등로는 암릉 우측으로 우회하여 정상으로 향한다. 단애를 이룬 기암기석들을 보면서 미끄러운 눈길을 오르니 정상. 1시가 조금 지났으니 산행시간만 3시간이 약간 안걸렸다.
정상은 암봉으로 좁고 사방이 단애를 이루고 있다. 주변 조망이 사방으로 시원스럽게 터지고 멀리 겹겹이 솟아 있는 산릉의 파노라마가 구름에 쌓여 그지없이 아름답고 신비감까지 자아낸다. 남쪽으로 뾰족한 치악산 모습, 동남쪽 바로 아래는 구봉대산이 보인다.
<백덕산 정상석 - 정상 표시가 2개>
<정상에서 보는 산들의 파노라마 - 그 숨막힐듯 아름다운 풍광>
정상에서 여유있는 점심 후 하산길, 올라올 때 지났던 삼거리를 거쳐 우측 헬기장 방향으로 진행. 암봉 옆으로 우회하게 되고 북사면이라 그런지 눈이 더 많이 쌓여 있다. 2시가 조금 지나니 갈림길인 헬기장. 여기서 좌측길은 운교리, 앞으로 진행하면 묵골로 하산하는 길 (백덕산 0.8 Km, 먹골 4.4 Km, 비네소골 2.8 Km)
비네소골로 방향을 잡고 북릉을 타고 내려오는데 이 길은 사람들이 별로 안다녔는지 몇사람 발자국만 나 있고 눈이 그대로 쌓여 있다. 앞에 내려간 5명이 없었더라면 러셀을 하면서 내려올 뻔 했다. 게다가 경사가 급하기 때문에 이 길로 올라올 경우 꽤 고생을 해야 할 것 같다. 바람의 작품일까 능선에 몰아친 눈이 무릎 이상으로 높게 쌓여 있는 곳이 있어 발이 푹푹 빠진다. 황량한 눈 속의 활엽수림, 같은 풍경만 계속 펼쳐지고 북서풍도 세게 부는 차가운 길을 지루하게 내려온다.
<하산길>
하산길 1시간이 조금 지나 임도로 내려서니 비네소골 0.8 Km, 백덕산 2.0 Km 이정표가 있다. 임도 좌측으로 갈 경우 우리가 올라왔던 문재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으나 눈이 잔뜩 쌓인 임도를 따라 가기가 부담스러워 일단 운교리로 하산하기로 하고 우측으로 가는데 앞사람 발자국만 보고 따라가다가 운교리로 빠지는 길을 못찾고 계속 임도를 따라 북으로 진행한다. 40분 이상 걸으니 그제서야 묵골로 향하는 좌측 숲으로 빠지는 등로가 나타난다. 짧은 거리로 하산한다고 도중 비네소골로 내려 왔으나 임도를 타고 묵골 하산로와 다시 마주치게 된 것.
<임도 이정표와 날머리, 좌측 산길로 내려온다>
산길을 따라 내려가니 묵골 구판장과 주차장이 있고 주변은 온통 수확하지 않은 배추밭이다. 농사지은 사람들은 이 꽁꽁 얼어 붙은 배추를 보면서 얼마나 마음이 상할까? 포장도로를 걸어 42번 도로로 나와 4시반 산행 종료, 지나가는 차를 얻어 타고 문재로 돌아와 차를 회수하고 귀로에 오른다. 깊은 심설산행으로 한해를 마무리.
<도로 부근에 있는 등산로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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