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기록/산행기(지방)

그 가을 숲의 속삭임 - 홍천 가리산

카페인1112 2007. 1. 27. 19:06

그 가을 숲의 속삭임

 

* 산행지: 홍천 가리산 (1,051m)
* 산행일자: 2006년 10월 8일(일) 약간 흐린 날씨
* 산행인원: 둘이서
* 산행경로 및 시간: 가리산휴양림 주차장 출발(10:50)~ 합수곡 갈림길(11:16) ~ 능선안부(12:20~30)~삼거리(12:45)~3봉(13:06)~정상(13:20, 중식후 14:00 출발)~샘터(14:12, 30분 휴식)~무쇠말재(14:52)~계곡 합수점(15:30~15:45)~주차장(16:10)

    - 총 산행시간 5시간20분(휴식 및 중식 1시간 40분 포함)

       순 산행시간만 3시간 정도면 충분
* 교통: 중부고속도로 상일IC(9:00)~6번 도로 타고 양평과 홍천 지나 44번 도로~화양강휴게소 10분 휴식(10:18)~철정휴게소(좌측길로 진행)~4Km정도 지나 가리산휴양림 간판 보고 다시 좌회전 ~ 4Km정도 진행 후 가리산휴앙림 주차장(10:40)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 가을을 찾아 100대 명산 중 하나인 홍천 가리산으로 향한다. 그 그리운 가을 숲의 속삭임을 찾아서.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한 그리움은 무엇을 향함인가?


  예상과는 달리 수월하게 빠지는 길, 철정검문소에서 가리산휴얌림 간판을 보고 좌회전하여 4Km 정도 간 후 다시 가리산휴양림 표지판을 보고 좌회전해서 4Km를 더 가면 가리산휴양림이다. 가리산휴양림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등산로 안내 표지판을 따라 출발. 가을 속에 잠긴 휴양림 도로를 따라 오르며 시원한 가을 풍광이 너무도 마음에 들고 언젠가 이곳에서 묵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든다.

 

 

 

 홍천 가리산은 깊은 숲과 노송들이 아름다운 곳, 오늘은 합수곡에서 우측으로 진행하여 가삽고개를 거쳐 능선을 타고 2~3봉을 거쳐 정상에 갔다가 남릉을 타고 무쇠말재를 거쳐 다시 합수곡으로 내려 오는 것.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을테니 편하게 다녀올 수 있고 거리도 짧다.

 

    <휴양림에서 보는 암봉-정상 모습>


  산을 올려다보니 암릉으로 이루어진 정상부와 일자로 유순하게 좌우로 뻗은 능선이 보인다. 가을걷이로 바쁜 다람쥐들이 많은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다가 깔끔한 구절초가 잔뜩 핀 휴양림 산막을 지나니 이제부터 산길, 아직 등로는 넓고 평탄하다. 조금 지나니 좌측 깊은 계곡을 끼고 산 사면을 타고 오르는 길인데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아 어렵지 않다. 등로 좌우에는 투구꽃이 흔하고  쑥부쟁이는 벌써 시들어 간다. 곧 계곡이 합쳐지는 합수곡이 나온다. 좌측은 하산길에 내려올 무쇠말재로 가는 계곡을 건너는 길이고 직진하는 길이 가삽고개로 가는 길이다.  이정표에는 우측으로 휴얌림 1.2Km, 가리산 2.1Km, 가삽고개 1.2Km, 좌측으로는 무쇠말재 1.0Km, 가리산 2.0Km를 알린다. 오늘 산행거리는 총 6.5Km의 거리.


  우측 가삽고개 방향으로 가다보니 점점 계곡과 멀어지고 등로 주변엔 투구꽃이 유난히 많다. 군데군데 낙엽송 군락지. 낙엽송은 아직 잎이 푸르고 쭉쭉 뻗은 가지들이 미끈하기만 한데 주변 활엽수들은 심한 가을 가뭄 탓인지 단풍이 들지 못하고 칙칙하게 퇴색되어 간다.


  가삽고개 오르기 직전 전화는 오는데 통화가 안돼 한참 씨름. 결국 제대로 통화도 못하고, 낙엽송 숲에서 여유있게 20분 정도 쉰다. 12시20분, 능선 안부 도착, 좌측으로는 등골산 2.3Km와 가삽고개 0.3Km 표시, 그러니까 가삽고개로 가는 길을 그대로 지나쳐 중간 안부로 올라온 것. 좌측으로는 정상까지 0.9km가 남았다. 이제부터는 휴양림에서 보았던 유순한 능선길, 비단길이다. 평탄한 길을 20분 정도 걸어 가니 삼거리. 우측으로 가면 2~3봉을 거쳐 정상, 좌측은 약수터와 1봉으로 가는 길이 아닐까 짐작된다.


  제법 경사가 급한 우측 급경사 암릉지대로 간다, 1봉과의 갈림길을 거쳐 3봉으로 향하니 주변에는 화려한 가을 단풍이 아닌 봄의 신록처럼 부드러운 수채화 같은 가을 풍경이 펼쳐진다. 누운 소나무가 있는 3봉은 시원하게 부는 바람처럼 역시 조망이 시원하고 암릉의 정상 모습도 근사하다. 반드시 2~3봉을 거쳐야할 듯. 2봉을 거쳐 정상(1,051m)에 도착했는데 단체로 온 팀들인지 정상에 올라온 기쁨을 너무 요란하게 표시한다. 사방으로 펼쳐지는 산줄기들을 바라보다  샘터 휴양림 방향으로 조금 내려와 소나무 아래 자리를 펴고 점심을 먹는다. 꿈틀거리며 계속 이어지는 산줄기들을 굽어 보며 왕후의 행복한 식단.


  2시 샘터 방향으로 하산 시작, 내려오는 길도 암릉길이다. 가리산은 전체적으로 순한 육산이나 정상부는 급한 암릉지대로 수려한 풍광을 자랑한다. 샘터로 내려오니 역시 가뭄 탓인지 물이 병아리 눈물처럼 나온다. 샘터 옆에는 연세가 꽤 지극한 홀로 산행객이 라면을 끓이고 있는데 냄새가 온 산을 진동한다. 샘터 옆에서 내려올 생각도 안하고 한참을 쉬며 얘기 하다가 다시 하산길.

  조금 내려오니 119 3지점, 안내도는 정상 0.3km, 약수터 0.3km, 휴얌림 2.8 km. 안내도 있는 곳에서 무심코 내려서다 보니 좌측에 길이 또 있고 나무에 휴양림 방향을 표시하고 있다. 길을 못보고 지나쳤으면 완전 엉뚱한 방향으로 내려갔었을텐데 다행.


  2시52부 무쇠말재 도착(휴양림 2.3km), 이제부터 좌측으로 내려 가는 길이고 평탄한 시골길을 가는 기분이다. 그냥 옛길을 가는 듯한 편한 길. 3시 반 계곡 합수점에 도착해 맑은 물 속에서 시원한 알탕을 즐기고 유유자적이다. 계곡 주변에 노오랗게 피어 있는 산국의 그윽한 향과 자태만 해도 아! 이 가을, 난 오늘 정말 행복했네.

  산 길을 내려가 휴얌림에 도착, 구절초가 잔뜩 핀 산막도 둘러 보고, 주차장에 도착 귀로에 오른다. 가을 속 휴양림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부러웠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