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으로 남을 잣봉과 어라연
* 산행지: 영월 잣봉(537m)
* 산행일자:
* 산행경로:
거운분교앞~삼거리 갈림길~마차(비닐하우스단지)~전망대~잣봉~전망대~어라연~
만지나루~삼거리 갈림길~거운분교 <산행거리 약 7Km, 산행시간 3시간20분>
어라연 이정표 보고 진행, 래프팅 주차장 인근 거운교 건너 거운분교 부근 주차
영월에서 동강 변을 따라 어라연으로 가는 길, 숲은 완연한 봄빛으로 고운 수채화 그림이다. 강 옆으로 펼쳐지는 기암절벽과 자연굴들의 경관을 즐기면서 20분 정도 갔을까 넓은 주차장이 있는 어라연 입구에 도착한다. 거운교를 건너 산행 안내판이 있는 매표소 부근에 주차하고 산행 출발.
오늘 산행은 동강의 어라연을 끼고 있는 잣봉을 거쳐 동강변 강가 길을 따라 돌아오는 코스로 어라연의 수려한 풍광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넓은 임도를 따라 올라가니 주변은 현호색, 양지꽃, 민들레, 산괴불주머니 같은 들꽃들이 만발하고 조팝나무도 한창이다. 곧 어라연 탐방 안내도가 나오는데 잣봉과 어라연을 거쳐 돌아오는데 7Km, 3시간50분 소요되는 것으로 안내하고 있다.
계속 임도를 따라 올라가니 간이화장실과 이정표(잣봉 2.0km, 마차 1.4 km, 어라연 2.4 km)가 있는 갈림길. 좌측 길이 잣봉으로 향하는 길. 길가에 천리향(수수꽃다리)이 곱게 피어 향기가 주변을 진동한다. 노란 양지꽃은 등로를 따라 계속 피어 있다. 20분 정도 올라가니 비닐하우스 단지가 나오는데 아마 여기가 마차일 것 같다. 마을 입구에 우측으로 잣봉 이정표가 있어 우측으로 향하는데 길가 웅덩이에 배가 붉은 무당개구리들의 짝짓기가 한창이다.
길은 표지기가 잔뜩 붙은 숲으로 접어들고 곧 경사가 급한 이깔나무 숲을 지난다. 안부에 올라서니 등로는 좌측으로 휘어 진달래가 한창인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 길. 잣봉은 0.5 km, 어라연은 1.5 km가 남았다.
조금 더 올라가니 어라연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오는데 어라연은 물고기가 비단결 같이 떠오르는 연못이라는 뜻이란다. 구비 도는 에머렐드 색의 동강에 수석 같은 섬이 그림 같이 아름답고 주변 산세와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다.
전망대에서 5분쯤 올라가니 잣봉 정상, 정상까지 여유 있는 걸음으로 1시간20분 걸렸다. 정상에서 보는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산줄기들과 뾰족하게 솟은 봉우리들이 장관이고 어라연의 삼선암 거북바위 모습이 푸른 물줄기와 어우러져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조망을 잠시 즐기다 이제는 어라연으로 향하는 길. 진달래가 한창인 꽃 길을 잠시 내려오니 곧 급경사 길이 이어진다. 아차 하면 동강으로 뛰어들 것 같은 경사가 급한 길을 10분 정도 내려오니 이정표(잣봉 1.0km, 어라연 0.1km, 전망대 0.1km)가 있는 갈림길 안부. 우측 길이 어라연으로 내려가는 길이고 직진하면 위험한 암릉지대인 전망대이다.
<안부 이정표>
안부에서 3분 정도 걸려 전망대에 서니 칼날 같은 암릉 아래 어라연의 푸른 물줄기와 바위 단애, 푸른 소나무들이 어우러져 그림같이 아름답다. 주변에는 자갈을 시멘트에 버무려 놓은 것 같이 특이한 모습을 한 바위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전망대에서 보는 어라연>
전망대에서 다시 안부로 내려와 이제 어라연으로 향하는 길. 여전히 경사가 급한 길이다. 잣봉 정상에서 30분 정도 걸려 어라연에 도착, 강 가 고운 모래 위에 추억 한 조각을 남긴다.
<어라연>
한참 강가에서 쉬다가 이제 강변을 따라 다시 거운분교 쪽으로 돌아가는 길. 돌 길을 따라 계속 가는데 우측에 뚜렷한 길이 보여 무심코 따라 올라갔더니 작은 마을로 향한다. 민가를 지나 도로를 따라 내려오니 다시 강변. 아까 계속 직진했으면 이 길과 마주쳤을 텐데 엉뚱하게 돌아온 셈이다.
이제부터는 수려한 동강을 따라 걷는 편한 강변 길이다. 이 길은 오래 전부터 강을 건너 오고 가는 사람들이 걸었던 길. 옛길을 따라 걸으면서 마음이 한없이 편하고 달콤하기까지 하다. 그냥 이런 마음으로 계속 같이 걸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한참 걷다 보니 나룻배가 있는 나루터(만지나루)가 나오고 곧 말로만 들었던 전산옥 주막터가 나온다. 전산옥 주막은 남한강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객줏집으로 1960년대까지 동강 물길을 내려가던 떼꾼들이 술 한 잔으로 피로를 풀던 곳. 정선아리랑 가사에 나오는 바로 그 전산옥이다. “황새여울 된고까리에 떼를 지어 놓았네. 만지산의 전산옥이야 술상 차려 놓게” 그런데 이 주막은 1970년대 초반에 사라졌다고 한다. 사라지는 것의 아쉬움이여.
<전산옥 주막터>
<만지나루>
<강을 따라 걷는 옛길>
다시 길은 산으로 향하고 넓은 임도를 따라 아까의 삼거리 갈림길을 거쳐 들머리로 돌아온다. 산행시간은 휴식시간 포함 3시간20분 소요.
이제는 이 행복했던 풍광들을 마음 속에 담고 돌아가야 할 시간. 고운 봄빛과 아름다운 어라연의 풍경 그리고 한없이 편안했던 안온한 옛길, 오늘 내가 걸었던 이 길은 마음 한 켠에 고이 남을 그리움으로 오래 함께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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