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날의 계룡산
산행지: 계룡산 연천봉(740m)
산행일: 2003년 9월 10일
계룡팔경
1. 천황봉에서 바라본 일출 광경
2. 삼불봉을 하얗게 덮어버린 겨울의 흰 눈
3. 연천봉의 낙조
4. 관음봉을 싸 안고 한가롭게 떠도는 구름
5. 한여름 동학사 계곡의 숲
6. 가을 갑사 계곡을 온통 붉은색으로 수놓은 듯한 단풍
7. 은선폭포가 낙수되면서 하얗게 포말을 일구워 내는 물안개
8. 남매탑에 반쯤 걸린 달의 모습
추석 전날. 오전 송편을 만들고 오후 잠시 남는 시간에 계룡산을 등산하기로 한다. 오늘의 목적지인 연천봉은 고등학교 때 등산하고 오랜만에 오르는 산, 감회가 새롭다. 그 때 같이 산을 올랐던 친구들이 그립다.
산의 높이는 연천봉 740m, 계룡산의 상봉인 천황봉은 845m. 산세가 아름답고 울창한 숲을 지닌 곳, 천황봉과 삼불봉 등 능선이 흡사 닭 벼슬을 한 용의 모양이라 하여 계룡산이라 이름이 붙었다 한다.
계곡을 따라 가는 등로는 평탄하고 걷기 부드러운 곳, 그러나 곧 급경사 길, 땀이 무척 많이 쏟아진다. 거기다 추석 전날이어서인지 등산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다. 50분 정도 걸어 올라가자 연천봉 이정표가 있다. 해발 415m에 연천봉까지 거리가 0.6Km. 정상까지 600m밖에 남지 않았는데 겨우 415m 밖에 올라오지 않았으니 앞으로 급경사가 시작된다는 예고다. 연천봉 고개(685m)까지 30분간 급경사길을 올라야 한다. 쪽쪽 거리는 새소리가 특이하다. 전혀 들어보지 못한 새 소리. 작은 야생화 꽃들이 아름답고 물봉선이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연천봉에서 바라보는 계룡의 수려한 산세들이 장엄하고 탁트인 조망이 시원하다. 아래로는 상월의 너른 평야지대가 보이고 주변의 관음봉, 천황봉, 문필봉 등 봉우리들이 장관을 이룬다. 조금씩 가을이 오는 듯 불어오는 바람이 차갑다.
오래 전 고등학교 때 올랐을 때는 정상 주변에 나무가 크지 않아 사방으로 탁 트인 상태였는데 그동안 정상 주변에 작은 참나무들이 제법 키가 자라 한쪽 면은 시야를 가린다. 하긴 그 때부터 거의 30여년이 지나 버렸다. 세월의 무상함인가, 잠시 지나간 시절의 향수에 젖는다. 그 때 순수하고 꿈 많았던 그 모습들은 이제 어디로 갔는가. 이제 중년의 나이가 되어 다시 이 산을 오르다니. 정말 너무 오랜만에 올랐다. 그리고 지나간 시절들을 너무 잊고 살았다.
정상에서 잠시 송편을 먹으며 휴식. 연천봉 고개쪽에 있는 헬기장에는 스님 한 분이 방선에 여념이 없다. 아마 연천봉 아래 암자에 사시는 분으로 보이고 경치 좋고 물 맑은 곳에서 무슨 생각을 하며 살까? 저절로 수행이 될 것 같은 분위기.
계룡8경중 3경인 연천봉 낙조는 날이 흐려 보기 어려울 것 같다. 계룡산 영봉들을 잠시 보며 휴식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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