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기록/산행기(수도권)

해거름녁의 검단산

카페인1112 2007. 9. 17. 11:58

고적하고 아름다운 해거름녁의 검단산

 

* 산행지: 검단산

* 산행일: 2007 98(), 맑음

* 산행 경로 시간: 현충탑 입구(17:20)~현충탑(17:30)~호국사삼거리~약수터(18:00)~정상(18:30~18:40)~3코스 안부(19:17)~유길준묘소~안창모루 입구(19:40)

 

조금 늦은 시간 검단산으로 향한다. 오늘 계획은 2코스인 현충탑과 호국사 입구를 지나 정상에 올라 서봉과 암릉지대를 지나 유길준 묘소가 있는 3코스로 하산하는 . 현충탑 입구에서 좌측 안창모루 휴게소와 유길준 묘소를 지나는 3코스는 정상까지 3.52km, 호국사 입구를 지나는 2코스는 3.48km 거리 (현충탑까지는 1.14km) 오늘 산행은 7Km 거리다.

현충탑 입구 주차장 매표소는 5 넘어서인지 사람이 없어 그냥 통과. 조금 올라가 주차하고 현충탑 방향으로 출발. 다른 때면 있을 주차장이 한산하고 하산하는 사람들이 조금 보일 한적하기만 하다.

 

<현충탑과 검단산>

 

 현충탑을 지나니 보라색 물봉선이 한창이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느 아주머니가 옆에서 자꾸 참견을 한다. 그러더니 아저씨 이름 아세요, 모르지요? 이름 말해 보세요아마 분은 나에게 이름을 얘기해 주고 싶었던가 보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호의도 지나치면 짜증나는 것인데.

 

 

                <물봉선>

 

호국사 입구 삼거리에 접어들면서 시원한 이깔나무 , 내가 검단산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쭉쭉 싱그럽게 뻗은 이깔나무 숲이 언제 보아도 정겹고 아름답다. 푸르름은 가을 황금빛으로 빛나겠지. 돌길이라 걷기 불편하고 조금씩 경사가 급해지지만 거칠지 않아 무리될 것이 없다.

 

               <미끈한 숲>

 

비가 와서인지 계곡 물소리가 요란하고 작은 소와 폭포를 이루고 있다. 10 처음 산에 왔을 때만 해도 계곡에 물이 거의 없었던 같은데 이젠 제법 물이 많은 계곡이 되었다. 물소리를 들으며 가다가 계곡과 이별. 여기도 물봉선과 짚신나물이 한창이다. 날씨는 덥지만 절기는 속일 없는지 불어오는 바람이 상쾌하다. 늦은 시간이라 대부분 내려오는 사람들이고 올라가는 사람은 없다.

 

나오는 쉼터, 도봉산이 흐릿하게 보인다. 약수터 도착. 도롱뇽은 어디로 갔지? 봄철에 도롱뇽 올챙이들이 샘터에 바글거렸었는데. 약수터에서는 하남시 전경과 미사리가 아래 있고 멀리 불암 수락산 그리고 뒤로 도봉산이 흐릿하게 보인다.

 

             <약수터에서 보는 하남과 한강>

 

            <멀리 보이는 수락산과 도봉산>

 

헬기장을 지나니 소나무 . 향기가 은은하게 바람결에 풍겨온다. 나오는 거친 돌계단 . 여기가 오늘 산행 유일하게 만나는 경사가 급한 . 10분이 걸리지 않아 안부에 도착. 우측 길이 고추봉(566m) 용마산(597m)으로 향하는 . 정상은 좌측으로 지척이다.

 

          <경사 급한 돌계단 길을 올라와 만나는 안부 이정표, 우측이 용마산 가는 길>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 그러나 날이 흐려서 조망이 좋지 않다. 막걸리를 마시는 사람들과 부부로 보이는 팀이 있다. 날이 흐리고 조금씩 어두워지면서 조망은 시원치 않은데 그래도 양수리 풍경은 언제 보아도 시원하고 용마산 방향 산줄기들이 후련하다. 북쪽 한강 너머 예봉산 운길산이 높게 보인다.

 

           <정상 이정표>

 

 

          <정상석>

 

오던 길에서 직진하여 유길준 묘소 방향으로 하산. 조금씩 어둠이 내리고 있다. 해거름녁은 안온하고 평안하면서도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 도중 전망대에 서니 객산과 남한산성 방향이 뿌옇게 보인다. 억새가 자라고 있는 서봉은 생태복원을 위해 출입금지. 서봉을 거쳐 참나무 터널 숲을 지나니 조금씩 어둠이 내리고 있다.

 

암릉지대 나오기 보이는 전망도 일품. 한강이 후련하게 펼쳐진다. 드디어 전망이 좋은 암릉지대가 나온다. 로프가 매인 암릉을 내려오니 갈림길, 우측이 암릉지대로 가는 길이다. 직진하면 암릉을 우회해서 가는 . 그리 험하지 않으므로 암릉지대로 가서 한강의 후련한 조망을 보는 것이 좋다.

 

           <암릉지대>

 

암릉지대에서 앞에 보이는 전망바위로 올라가니 환상적인 야경이 펼쳐진다. 멀리 저녁노을의 여운이 붉게 남아 있고 가로등 불빛이 붉게 빛나 아름답기 그지 없다. 한참 동안 야경을 즐기다 다시 길을 재촉한다.

 

 

 

암릉지대를 내려와 공터와 로프 보조대를 지나면 정상 1.42km 이정표 (3코스로 오를 경우 이정표를 지나 공터에서 좌측 길로 가면 암릉지대를 거칠 있다) 이정표를 조금 지나니 자주조희풀 송이가 어둠 속에 빛난다.

 

 

 

약수터 갈림길인 큰고개 안부에 도착. 우측으로 가면 약수터로 가는 . 안창모루 하산길은 좌측 길이다. 5분도 되지 않아 유길준 묘소를 지나고 이제 어둠이 내려 길이 윤곽만 구분될 정도. 사람들도 거의 없고 고적한 상태. 발길을 서두는데 반딧불이 마리가 어둔 하늘에 여운을 남기며 날아 오른다. 그러더니 다시 마리가 나타나고. 도심 가까이에 있는 검단산에서 보는 반딧불이 정말 반갑다. 어릴 적에는 반딧불을 잡아 놀곤 했는데 이제는 보기가 쉽지 않다.

 

 어둠 속을 내려와 740 현충탑 입구 도착, 2시간 20분의 산행 완료. 짧았지만 운치 있고 환상적인 야경으로 즐거웠던 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