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기록/산행기(지방)

무더운 날의 도명산(643m)

카페인1112 2007. 12. 11. 15:55

무더위 속의 산행, 화양계곡에 풍덩 하고 싶어라

 

* 산행지: 도명산(643m, 속리산 국립공원 내)
* 산행일: 2006년 8월 6일(일), 맑으나 매우 무더운 날씨
* 산행시간: 화양계곡 주차장(9:20)~화양3교 등로 입구(9:40)~전망바위(11:14~11:24)~도명산 정상(11:35~12:30)~마애불(12:45)~계곡에서 휴식(13:15~14:20)~학소대(14:40)~주차장(15:05)

  - 산행시간 5시간 45분 (실 산행시간 3시간 30분)


* 교통: 승용차 이용

      - 중부고속도로 증평IC ~ 괴산방향으로 진행하다가 청안,화양계곡 표시판 보고 우회전하여 진행

        화양구곡 입구 주차장에 주차하고 산행 출발

 

  아침 집을 나설 때만 해도 오늘 산행 계획은 전부터 해 보고 싶었던 가령산~낙영산~도명산 3개 산을 종주하는 것. 자연학습원 입구에서 가령산과 낙영산을 거쳐 도명산까지 긴 길을 종주하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화양계곡 주차장에 도착해 보니 가령산 들머리인 자연학습원으로 차를 갖고 갈 수 없고 들머리까지 포장도로를 따라 4Km를 걸어야 한다. 게다 날씨는 아침부터 찌는듯한 무더위로 질리게 한다. 사실 이런 날은 산행 자체가 무리. 간단하게 도명산만 오르기로 생각을 바꾸고 화양계곡 주차장에 주차하고 포장도로를 따라 도명산 들머리로 향한다.


  도명산은 화양구곡의 남쪽에 있는 산.  들머리인 화양3교로 향하는 포장도로는 찌는듯이 무더운데 바로 옆에 보이는 화양계곡은 너무도 시원하다. 송시열이 명명한 화양구곡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계곡의 수려한 풍광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계곡에는 아침 일찍부터 피서객들로 만원이다. 이런, 오늘은 산행을 포기하고 저 계곡에 풍덩 빠져버릴까나!

 

  10분 정도 걸었을까 화양서원 유적비가 있다. 화양서원은 조선의 대유학자이자 노론의 영수였던 송시열을 배향했던 곳. 그런데 이후 권력화된 화양서원은 화양묵패 사용 등 유생들의 오만과 탐욕이 극심해 백성들의 피해가 컸다. 대원군 이하응이 야인 시절 구경갔다가 서원의 한 젊은 유생에게 개망신을 당했다고 하는데, 대원군은 후일 집권 후 서원 철폐를 단행했고 이 곳 화양서원이 제일 먼저 혁파되게 된다.

  안내문에 '민족자존'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송시열이 뛰어난 유학자인 것이야 인정되겠지만 민족자존과는 거리가 멀다. 만동묘를 만들어 명나라 신종, 의종을 제향하는 등 사대의 표본이었고, 화양구곡이라는 명칭 자체가 중국을 사모하는 표현이라고 하는데...
  우암 송시열은 평가가 극단으로 갈리는 인물, 한쪽에서는 송자(宋子)라고 까지 칭송하고 한쪽은 극단적으로 혐오하는 인물. 송시열 계열 노론세력과의 당쟁에서 패배한 반대파들은 이후 권력에서 소외되게 되고 송시열을 극도로 혐오하여 개 이름에 '시열'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주차장에서 출발한 지 20분 정도 걸려 도명산 들머리인 화양3교에 도착(9시40분), 이정표를 따라 우측에 있는 들머리로 오른다. 이정표는 정상까지 3.2Km의 거리 표시. 숲은 깊은 원시림으로 나무들로 빽빽하고 어둡기까지 하다. 그런데도 날씨가 너무 무더워 초반부터 땀으로 목욕을 한다.

 

        <울창한 원시림>

 

  조금 더 올라가니 이정표가 보이는데 첨성대 0.5km, 도명산 2.7km. 이정표를 지나 조금 더 올라가니 바위 전망대가 나타난다. 벌써부터 주변 산봉우리들이 시원하게 트이고 좌측에 있는 수려한 기암기석 봉우리가 멋지다. 그런데 벼랑에 깨끗한 보라색 도라지꽃이 여기저기 피어 있다. 나도 도라지 한 뿌리 캐볼까나~ 날씨가 너무 더워 유유자적 오르는데 머리 속에는 시원한 화양구곡 풍광이 눈에 선하다.

 

       <전망대에서 보는 조망>

 

  조금 더 오르니 암릉으로 이루어진 도명산 정상이다. 바위 아래 작은 정상석이 있고 주변에는 소나무가 분재같이 아름답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인데도 주변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남쪽으로는 속리산, 건너편으로는 군자산 칠보산 등이 이어져 수려한 산세를 자랑한다. 그런데 날이 어찌나 더운지 정상에서 온도를 재 보니 34도.

 

            <정상으로 오르는 길>

 

       <암릉 아래 정상석>

 

       <정상부 모습>


  바위에 기어 올라 주변을 조망하다 내려와 한 시간 동안의 여유있는 점심식사와 휴식. 12시30분 학소대 방향으로 하산하는데 학소대까지는 2.8Km의 거리. 올라온 길과 반대 방향이다. 하산하는 길은 울창한 원시림으로 햇빛이 들지 않아 그래도 더위가 덜하다.

 

  도중 공림사에서 합류하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를 지나 조금 더 진행하니 그 유명한 마애삼체불이 나온다.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최고 30m나 되는 거대한 암벽에 부처님 세분이 새겨진 마애불은 도명산 제1경으로 불린다고 한다. 부처님 발 끝에 석간수가 있으나 고인 물이 되어 마시기엔 곤란할 것 같다.

 

      <마애불>

 

  1시가 조금 지나니 계곡길에 도착한다. 날이 너무 더워 계곡으로 내려가 보니 생각보다 물이 차갑지는 않지만 여름 더위를 식히기엔 충분하다. 한시간 넘게 계곡에서 쉬다가 다시 귀로에 오른다. 10분 정도 내려오니 학소대와 만나고 다리를 건너 도로를 따라 주차장으로 향한다. 20분 정도 지나 화양3교 도착, 그리고 주차장으로 돌아와 산행 종료

 

 

     <화양계곡과 학소대>

 

  국립공원 내에 있는 산으로 이정표가 잘 나 있고 그리 험한 곳이 없어 편하게 산행할 수 있는 곳. 화양구곡의 수려한 풍광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좋다. 그러나 워낙 심한 더위로 고전했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