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산행] 느림의 미학 강화 교동도 화개산
* 산행지: 강화 교동도 화개산(260m)
* 산행일: 2009년 6월 28일(일) 맑음
* 산행경로 및 시간: 창후리선착장 출항 교동도 월선포(9:35)~고구리 화개산 들머리(9:50)~갈림길 사거리(9:52)~능선 갈림길(10:05)~약수터(10:15)~정상(10:27~10:37)~샘터(10:50~11:20, 중식)~갈림길(11:37)~연산군유배지(11:44)~날머리(11:50) <산행시간: 2시간, 중식 및 휴식 40분 포함)
* 가는 길: 강화읍 지나 창후리선착장(해상여객 터미널)~화개해운 교동도행 승선~교동도 월선포~고구리
강화 교동도는 강화도 서쪽, 관음성지 보문사가 있는 석모도 북쪽에 가깝게 있는 작은 섬. 역사적으로는 연산군이 유배됐던 곳이고 지금은 해병대가 지키고 있는 최전방의 섬(신분증 지참). 관광자원이 풍부한 것도 아니고 섬치고는 먹거리가 풍부한 곳도 아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여유가 넘치고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곳. 가장 번화한 면소재지 부근도 한적하기만 하고 유유자적 느림의 미학을 즐기면 된다.
화개산은 강화도 교동면 고구리에 있는 산, 교동도에서 가장 높고(260m) 숲이 울창하지만 정상까지 왕복 2시간도 안 걸리는, 산행이라기보다 가벼운 산책이란 표현이 더 어울리겠다. 면 소재지까지 마을버스 이용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차량을 갖고 들어가는 것이 편할 것 같다.
<창후리 터미널의 안내도>
강화대교와 강화읍을 지나 48번 도로 이용 서쪽으로 계속 가다보니 창후리, 교동도 이정표가 나온다. 좌회전하여 별립산을 우측으로 두고 진행하니 교동도 가는 배가 있는 창후리 선착장. 여객터미널 앞에 도착, 순서대로 터미널 앞에 주차하고 매표소에서 화개해운 표(차량은 운전자 1명 포함 14,000원, 1인당 1,500원)를 끊으며 배 출발시간을 물어보니 모른다며 방송을 하겠단다. 창후리에서 교동도의 월선포까지는 3.2Km, 20분 정도 걸리는데 기본적으로 출항은 한 시간 간격, 하지만 적당히 인원이 차면 수시 출항한다고 한다.
8시반 정도 창후리에 도착했는데 9시 15분이 되어서야 출항, 배를 타는 것부터 느긋하게 기다리며 즐기면 된다. 출항하자마자 요즘 배만 타면 볼 수 있는 갈매기떼들. 주변 시원한 풍광을 즐기다보니 어느새 교동도의 월선포에 도착. 월선포에서 이동 도중 바로 앞에 정상에 정자가 보이는 산이 바로 오늘 목적지인 화개산.
<교동도행 배에서 보는 창후리 풍경>
<석모도>
교동면소재지 사거리에서 면사무소 방향(봉소리,고구리)으로 우회전하면 우측이 면사무소 입구. 면사무소에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해도 되지만 조금 더 가 고구리 표석에서 우회전, 조금 진행하다가 우측 으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가면 창고가 있고 화개산 들머리가 보인다. 창고 주변에 주차하고 울창한 숲으로 들어간다. 예상했던 것보다 넓은 등로는 걷기 편한 비단길, 서로 손잡고 산책하듯 가볍게 오를 수 있는 길.
곧 면사무소에서 오는 등로와 합류되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정상까지 0.9km. 산행만을 생각한다면 거리가 너무 짧다. 정상을 향해 좌측 약수터 방향으로 진행. 직진하면 연산군 유배지가 나오는데 하산하면서 둘러볼 계획. 옛 조상들의 지혜를 느낄 수 있는 한증막 시설(요즘 찜질방의 원조?)을 지나 길은 완만한 오름길, 길은 조금 과장해서 신작로 수준. 도중 산복숭아가 도톰하게 익어가고 있다. 곧 벤치가 있는 능선 안부에 올라서고 정상은 우측으로
<교동면 소재지 이정표에서 봉소리 방향으로 우회전>
<화개산 들머리>
<갈림길, 면사무소에서 오는 길과 합류, 정상은 좌측으로>
<약수터 방향으로>
<한증막 - 조선 후기부터 사용된 것으로 추정>
<산복숭아가 익어간다>
능선에서 편한 길을 오르며 오늘 산행에서 처음 마주치는 산객과 인사를 나눈다. 날이 덥기도 하지만 화개산을 찾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가 보다. 조금 더 오르니 약수터. 물이 달고 수량이 많다. 약수터에는 운동시설과 효자묘 안내판이 있고 이제 정상은 지척. (약수터 이정표 – 면사무소 1.4km, 화개산 0.2km) 시간 여유도 있고 날도 덥고 느릿느릿 발걸음을 옮긴다.
<능선 안부에서 우측으로>
<약수터 이정표>
화개산 정상에는 정상목과 팔각정 그리고 산불감시초소. 정상에서 주변에 펼쳐지는 교동도의 푸른 논과 시원한 바다 풍광이 편하게 다가온다. 더운 햇살까지 나른하게 내려쬐니 마음까지 한적해진다.
북으로 바다 건너 북녘의 황해도 연백이 지척. 바닷가를 따라 제법 넓은 논이 반듯반듯 정리된 것을 보면 바다를 메워 조성한 간척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으로는 석모도가 지척이고 주변 작은 섬들이 점점이 박혀 그림 같은 수려한 풍광을 보여준다. 게다 시원한 산들바람까지 불어주니 정상에서 맛보는 이 시원함만 해도 교동도에 올 만한 가치가 충분. 한참 쉬다가 오던 길을 되집어 하산길. 화개사 방향으로 하산할 수도 있겠지만 차량 회수 문제가 있어 원점 회귀.
<화개산 정상 - 사방으로 펼쳐지는 후련한 조망이 일품>
<정상에서 보는 북쪽 방향 - 바다 건너 황해도 연백>
<정상 뒤로 창후리 별립산이 보인다>
<남쪽 석모도와의 사이에 상여바위>
샘터를 지나 길가에 앉아 가볍게 점심을 먹고 한참 여유 부리며 쉬어 간다. 다시 하산길로 접어들어 갈림길에서 연산군 유배지를 보기 위해 좌회전. 그런데 그 쪽으로는 가는 사람이 별로 없는지 임도에 풀이 너무 무성하다. 오르다보니 여름을 알리는 며느리밑씻게가 이제 막 보석 같은 꽃망울을 내밀고 있다.
유배지에 가보니 밤나무 숲 옆에 큰 표석만 하나 덩그러니 놓여 있고 아무런 흔적도 없다. 이제 다시 하산길, 풀이 무성하더니 연녹색 율무기 한 마리가 내 발걸음에 놀랐는지 앞에서 잽싸게 사라진다.
<하산하는 길>
<갈림길에서 연산군유배지 방향 임도>
<며느리밑씻게가 이제 막 피기 시작, 근데 짝짓기하는 이 녀석들은 누구?>
다시 차를 타고 한가하고 여유로운 주변 풍광을 감상하며 여기저기 둘러본다. 한적한 시멘트 담장과 시골 농가들 풍경이 오래 전 기억들을 떠올릴 수 있는 한가한 모습들... 읍내리 교동읍성과 비석군을 둘러보고 나오다 월선포 가신다는 할머니 한 분을 태워 드린다. 친정에 다녀간다는 이 분은 '교동도는 볼 것도 없고 고기도 별로 잡히지 않아 먹을거리도 없다'며 앞으로 연륙교로 강화와 연결되면 좋아질 거라고...
월선포에 도착 다시 한참을 기다려 배를 타고 귀로에 오른다.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여유와 한가로움을 느낄 수 있는 편한 여행지.
<교동읍성>
<읍내리 비석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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