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한계령~대청봉~마등령 (설악산 공룡능선) ②
* 산행일: 2,011년 10월 1일 (토), 흐림
* 산행 경로 및 시간: 한계령(
피소(
(
<총 산행시간 12시간 46분, 식사 및 휴식 1시간 40분 포함>
<신선봉 오르는 가파른 암릉 길>
가파른 길을 오르니 신선봉 바로 아래 암릉지대. 대청봉은 구름에 잠겨 보이지 않으나 소청을 지나 오늘 걸어 내려온 마루금이 눈앞에 펼쳐진다. 내설악 쪽으로 가야동계곡과 용 이빨 용아장성이 수려하게 뻗어 있고, 그 뒤로 서북능선이다. 수려한 암봉에 은은한 가을 빛이 물들어 말 그대로 환상적인 풍광.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다. 이제부터 걷게 되는 진행 방향의 공룡을 보아야 할 차례. 내가 경험했던 가장 아름다운 풍광이 있는 곳.
바위를 넘으니 화려한 기암들이 하늘로 솟은 공룡능선의 비경이 그대로 펼쳐진다. 범의 모양을 닮았다는 범봉과 주변 천화대, 그 뒤로 공룡의 대표주자 1275봉, 말 그대로 화려한 천상의 바위 꽃이다. 천상의 꽃에 가을 빛으로 장엄했으니 말 그대로 선경. 게다 안개에 살짝 잠긴 모습은 신비함까지 더해 탄성을 자아낸다.
경관 안내도에 공룡능선을 “마등령과 이곳 신선대를 잇고 외설악과 남설악을 남북으로 가르는 설악산의 대표적인 능선으로 기이한 암봉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이 장엄하여 요철이 심한 것이 마치 공룡의 등과 같다 하여 공룡능선으로 불리운다”라고 소개되어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광을 어찌 쉽게 만날 수 있을까? 이 선경은 반드시 내 두 발로 걸어야 볼 수 있는 것. 쉽게 만날 수 없는 공룡이기에 더 값진 것이고, 버킷 리스트의 하나로 ‘가을날 공룡능선 걷기’를 꼭 추천하고 싶다. 날이 맑았으면 이곳에서 보는 울산바위와 동해 경관도 좋았을 텐데 동쪽으로는 안개가 뿌옇게 감싸고 있다.
풍경에 감탄한 명종씨는 사진 찍느라 갈 생각을 안 한다. 하지만 갈 길이 머니 어쩌랴, 길을 재촉해 푸른 바다에 솟은 화려한 바위 꽃들의 향연에 몸을 맡긴다. 공룡의 품으로.
<1275봉 주변은 온통 안개에>
신선봉에서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와 다시 가파른 오르막길. 천화대 가는 길이다. 공룡능선 산행은 패턴이 뻔하다. 가파른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것. 그러기에 걷기 쉽지 않은 곳. 그럼에도 사람들이 너무 많아 길이 지체될 정도다. 안부를 지나는데 우측 나뭇가지 사이로 수려한 범봉이 가깝게 보인다. 마등령 3.6km 이정표 옆에 출입금지 안내판이 있는 걸 보니 여기가 가야동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인가 보다.
거대한 암봉좌측 길을 따라 오르니 앞에 기암괴석의 천화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다시 내리막길. 뾰족뾰족 암봉 사이를 지나 1275봉 직전 암봉을 보면서 오른다. 사방은 화려한 바위 불꽃 쇼. 암봉을 내려오는데 앞에 1275봉 오르는 가파른 바위지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범봉이 우측에 보인다>
가파른 긴 암릉지대를 한참 오르니 1275봉(양각봉) 아래, 양옆으로 거대한 암봉이 위압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정표는 마등령 2.1km, 희운각 3.0km. 여기서 반갑게도 고등학교 때 친한 친구 석우를 만난다. 서울에서도 못 만나는 친구를 여기서 만나네! 명종씨는 암봉을 오르고, 그 사이 솔체꽃, 산오이풀, 산구절초 같은 야생화들을 구경하면서 한참 쉬다 간다. 솜다리를 보고 싶은데 왜 안 보이는 거지?
이제 앞에 보이는 암봉과 그 다음의 나한봉을 지나면 마등령. 1275봉에서 가파른 길을 내려가 다시 가파른 암릉 길을 올라야 한다. 하지만 계속 펼쳐지는 설악의 비경. 하늘로 솟구치는 기암 사이로 누군가 고운 물감을 뿌려 놓은 듯 가을 빛이 곱게 어우러진 모습은 바로 선경, 자꾸 카메라를 꺼내게 된다. 가을은 내 복잡한 심사와 상관없이 곱디 곱게 이렇게 와 있었나 보다.
<1275봉 오르는 길 - 가파른 긴 바위지대>
안부(마등령 1.7km)를 지나 암봉을 좌측으로 우회하여 진행, 가파른 길을 오르니 다시 바위를 타고 오르는 구간. 다시 쇠줄을 잡고 가파른 암릉을 오른다. 뒤돌아 보니 높게 솟은 1275봉, 그런데 저 가파른 길을 내려온 건가?. 마등령 1.1km 이정표를 지나면 긴 나한봉 오름길. 나한봉에서는 마등령이 0.5km. 앞에 보이는 암봉 아래 너덜지대를 지나면 마등령.
나한봉을 내려와 너덜지대에서 잠시 쉬다가 15분 정도 걸어 넓은 공터인 마등령(1240m) 도착. 이정표를 보니 오세암 1.4km, 희운각대피소 5.1km, 비선대 3.5km. 공룡능선 5.1km를 마쳤고 이제 긴 오르내림이 끝난 것. 하지만 백담사까지 7.4km를 더 걸어야 한다. 앞서 가던 산악회 일행들과 만나 마등령에서 15분이나 쉬다가 오세암 방향으로 출발.
<너덜지대 암봉 - 이제 마등령이 지척>
다섯 살 동자승의 전설이 전해지는 오세암에서 오이도 얻어 먹고 잠시 휴식. 오세암에는 오늘 성지순례 신도들이 수 천명이 온다고 한다. 부드러운 길을 한참 걸으니 영시암. 이곳부터는 넓은 길. 그리고 어느새 계곡을 따라 걷는 길로 변한다. 산 아래는 아직 푸르른 여름 숲.
오세암 성지순례 오는 사람들이 계속 올라온다. 어느 여성 분 “좋겠네요”하고 말을 건넨다. 이유를 물었더니 “이제 하산하잖아요, 우리는 힘들게 올라가는데” 하지만 대답은 정 반대.
“아니 산에 가는 사람이 행복하지 하산하는 사람이 행복한가요?” 그렇다. 힘들게 걸었지만 그 아름다운 풍광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게고, 하산하는 것이 아쉽다.
<백담사까지는 7.4km>
마등령에서 백담사까지 7.4km나 되는 먼 거리지만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아 별 어려움이 없이 백담사로 하산, 13시간 가깝게 걸린 긴 산행을 마무리한다. 이전에는 시간이 없어 백담사를 그냥 지나쳤는데 오늘은 잠시 백담사를 둘러본다. 그리고 셔틀버스를 타고 용대리로 나와 이른 저녁을 먹고 귀경. 백두대간에서 가장 어렵다는 공룡능선 구간을 마친다.
육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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