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정맥 산행/백두대간 산행

[백두대간] 한계령~대청봉~마등령 (설악산 공룡능선) ①

카페인1112 2011. 10. 9. 22:00

[백두대간] 한계령에서 마등령까지

   -  ! 공룡능선, 고운 가을 선경을 마음껏 노닐다.

 

* 산행지: 한계령~끝청~중청휴계소~희운각대피소~1275~마등령~백담사

* 산행일: 2,01110 1(), 흐림

* 산행 경로 및 시간: 한계령(2:57)~서북능선 갈림길(4:31)~끝청(6:38)~끝청갈림길(7:07)~중청대

  피소(7:10~7:32)~소청봉(7:52)~희운각대피소(8:39~9:10)~무너미고개(9:17)~신선봉(9:38~9:49)

  ~1275(10:55~11:08)~나한봉(12:28)~마등령(12:45~13:00)~백담사(15:43)

 <총 산행시간 12시간 46, 식사 및 휴식 1시간 40분 포함>

* 산행거리: 한계령~2.3km~서북능선 갈림길~5.4km~중청대피소~0.6km~소청봉~1.3km~희운각

   대피소~5.1km~마등령~7.4km~백담사 (도상거리 22.1km)

 

                                                                                                                    <부산일보 자료>

오늘 산행지는 백두대간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설악산. 한계령에서 설악 최고봉 대청봉(1707,9m)을 넘어 공룡능선을 타고 마등령까지 마루금 산행을 하고 백담사로 하산하게 된다. 설악산은 육당 남선의 표현대로 수려하면서도 웅장한 산”. 수려한 암봉들과 울창한 푸른 숲이 어우러져 최고의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하지만 천상에 솟은 화려한 바위 꽃들은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 12시간 이상의 긴 산행과 가파른 오르내림을 극복해야 하는 까다로운 구간. 오늘 동행한 회사 후배 명종씨는 산행 경험이야 부족하지만 젊음이라는 무기가 있으니 잘 해내겠지. 어려운 구간이지만 그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들머리 한계령의 옛 오색령 표석>

 

도착시간이 너무 일러서일까, 산악회 버스는 설악휴게소에서 한 시간 넘게 대기하다가 2 정도 한계령에 도착. 예상대로 휴게소 앞은 등산객들로 만원이다. 제법 날씨가 차가워 한참을 떨고 나니 3 다 되어서야 관문을 열어준다.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한계령 노래 가사를 떠올리며 휴게소 옆 가파른 108 계단을 오르니 설악루와 탐방지원센터가 있고 곧 돌길이 시작된다. 워낙 사람들이 많아 서북능선 삼거리까지는 죽 줄을 지어 올라야 하는 상태. 우리나라 대표적인 골산(骨山) 답게 초입부터 암릉에 가파른 오르막길.

 

               <관문이 열리며 가파른 계단을 올라 산행 출발>

 

 하늘에 별이 제법 보이는 것을 보니 다행히 비는 오지 않을 것 같은 느낌. 산객들의 가쁜 숨소리만 어둠 속을 울리고, 어느새 처지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이정표(한계령 1.0km)를 지나며 계속 돌길에 가파른 내리막길.

그런데 이상하다. 전에도 이 길을 지났지만 이런 가파른 내리막길 기억이 없다. 그 때는 대낮이어서 내리막 돌길에 대한 부담이 없이 쉽게 지났기에 내리막길에 대한 기억이 없을 게다. 인간은 자기 기준으로 대상을 보고 기억하는 것이니까. 내리막길 다음에는 오르막, 다시 잠시 내리막을 거쳐 가파른 길을 오르니 서북능선 갈림길 이정표가 보인다.

 

              <서북능선 갈림길 이정표>

 

1시간 반 걸려 이정표(귀떼기청봉 1.6km, 한계령 2.3km, 대청봉 6.0km)가 있는 서북능선 갈림길 도착, 길이 지체된 덕분에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좌측으로 가면 서북능선을 타고 귀떼기청봉으로 가는 길. 대청봉은 우측 방향이다. 한계령에서 2.3km를 왔고 대청봉까지는 6km. 일출을 어디서 만날까 궁금해진다. 그렇게 여러 번 대청봉을 올랐으면서도 일출과는 인연이 없었는데 내 산행속도로 볼 때 대청봉 가기 전에 해가 뜨겠지. 아쉽지만 방법이 없다.

 

계속 울퉁불퉁하고 뾰족뾰족한 너덜 길이 이어지니 자칫 발을 잘못 디디면 낙상하거나 바위 틈에 발이 빠져 큰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게다 랜턴 불빛까지 흐리고 계속 안경에 김이 서리니 잔뜩 긴장해 조심조심 산행. 그러다 보니 진행이 너무 더디고 무릎에 무리가 와 오른쪽 무릎이 아프기 시작한다. 오르내림이 심한 능선 길에 초장부터 지쳐버려 일행들은 앞서 가버렸다. 2년 전 가을에 왔을 때는 눈이 살짝 내려 미끄러워 혼났는데 지금은 어둠 탓.

 

 

이정목(중청대피소 2.6km)이 있는 1,474봉을 지나면서 조금씩 어둠이 가시면서 사위가 분간되기 시작하고, 능선을 따라 곱게 물든 단풍이 모습을 드러낸다. 아싸, 올해 처음 맞는 단풍 축제. 그것도 설악산에서 만난다. 이 아름다운 풍광 앞에서 내 몸과 산이 같은 리듬으로 흘러 하루 종일 걸어도 지치지 않을 것 같은 기분 좋은 느낌이다. 서서히 하늘이 열리며 시원한 바람에 몸을 맡긴다. 긴 호흡과 함께 자유로움, 걸리지 않는 자유를 느낀다. 새벽 산행의 맛, 맘껏 느낄 수 있는 시간들이다.

 

 

기분 좋은 상념에 잠긴 사이 나무 개선문을 지나 어느새 끝청봉(1610m)에 도착. 안개가 짙게 끼어 조망은 기대 난. 암릉길 저쪽에 귀떼기청봉. 그 좌측에 가리봉과 주걱봉이 있을 텐데 온통 운무에 가려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태이니 오늘 일출을 보는 것은 글렀다.

 

 

                   

 

                                   <끝청봉 이정표>                 

                                 

 

이제부터 중청휴게소까지는 비교적 순한 길. 끝청봉에서 잠시 쉬다 이제 대청봉 방향 가을 빛 사이를 걸어 오른다. 끝청갈림길(1600m, 대청봉 0.7km, 한계령 7.7km, 소청봉 0.6km) 근처에 오니 하늘이 열리고, 구름 사이로 찬란한 햇살이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곧 차가운 바람이 사나운 중청휴게소 도착. 역시 가을 단풍철답게 대피소는 인산인해.

 

                        <끝청에서 대청으로>

                   

 

                     <아침 햇살이 살짝>

                   

 

                      <끝청갈림길 이정표>

                    

 

 

중청휴게소 주변은 은은한 가을 빛으로 곱디 고운 모습. 하지만 산 줄기 사이로 피어 오르는 짙은 운무로 설악의 진수를 보지 못하고 주변 고운 가을 빛만 실컷 즐긴다. 그런데 날이 너무 차가워 손이 곱을 정도다. 앞서 간 명종씨는 사진 찍느라 분주한 모습. 그러더니 부를 사이도 없이 잽싸게 구름이 잔뜩 낀 대청봉 길로 올라가 버린다. 원래 백두대간은 대청봉에서 바로 희운각대피소로 가는 길. 하지만 그쪽은 출입금지 구역이니 다시 끝청갈림길로 돌아가 소청을 거쳐 희운각대피소로 내려가게 된다.

 

                <중청휴게소와 안개로 뒤덮인 대청봉 가는 길>

 

               <중청대피소에서 보는 조망 - 가을 빛과 안개>

 

 

               <중청대피소와 중청봉>

 

대청봉이야 여러 번 올랐던 곳. 일단 대청봉에 다녀올 생각으로 대피소를 출발했는데 바람이 너무 차다. 게다 구름이 잔뜩 끼었으니 조망도 별 볼일 없을 게고. 대청봉 가파른 길을 오르다 포기하고 다시 중청대피소로 내려온다. 결국 대청봉은 신포도가 되고 만 것. 대피소에서 캔커피 한잔 마시며 쉬다 끝청갈림길을 지나 소청으로 향한다. 도중 천불동계곡을 볼 수 있는 전망대에 안내판이 있으나 짙은 안개로 그냥 회색 빛 공간. 공룡에서는 날이 개기를 기대해 본다. 소청봉 방향으로도 짙은 운무, 안개 속을 걷는다.

 

              <끝청갈림길을 지나 소청으로>

 

 

               <천불동계곡은 짙은 안개에 잠겨 있고>

 

소청봉(1550m, 봉정암 1.1km, 희운각대피소 1.3km) 갈림길 도착. 좌측이 봉정암 가는 길, 몇년전 가족과 함께 왔던 가을날의 봉정암. 그 신비롭고 아름답던 풍광은 마음 속에 오래도록 깊은 울림을 주었다. 우측 가파른 내리막길이 희운각대피소 방향. 내려가는 길도 고운 가을 길이다.

 

               <소청봉 갈림길 - 희운각은 우측으로>

 

 

소청에서 희운각까지는 1.3km의 짧은 길. 하지만 경사가 심하니 만만치 않은 길. 게다 도중 신선대의 수려한 풍광을 계속 보여주니 가는 길이 더디기만 하다. 철계단을 내려와 다리를 건너 희운각대피소(1,050m) 도착. 대피소에는 산악회 일행들이 먼저 도착해 아침식사 중. 거기다 주변 라면 끓이는 냄새가 회를 동하게 한다. 대청봉에 간 명종씨를 한참 기다려 같이 아침을 먹고 공룡능선으로 향한다. 대피소에서 공룡능선을 따라 마등령까지 5.1km.

 

               <희운각대피소 가는 길>

 

              <희운각 가는 길, 잠시 신선대 모습이 드러나고>

 

 

               <공룡능선도 살짝>

 

              <다시 신선대를 본다. 우측이 천불동계곡>

 

               <다시 공룡을 보고, 천화대와 우측 뾰족한 범봉>

 

 

               <계곡을 건너 희운각대피소>

 

 

고운 가을 빛을 즐기며 돌길을 걷는데 앞서 가던 사람들이 이 길로 가면 천불동계곡 가는 길이 나오냐고 묻는다. 조망대를 지나 나오는 무너미고개에서 우측으로 가면 천불동계곡, 좌측이 공룡능선 가는 길. 조망대에서 바로 코앞에 보이는 신선대와 우측 천불동계곡 조망을 잠시 즐기다 무너미고개(마등령 4.9km) 도착.

무너미고개, 물줄기를 가른다는 곳. 이곳이 외설악의 천불동계곡과 내설악의 가야동계곡을 가르는 경계가 된다. 이제부터 공룡능선이 시작되는 것. 대자연의 장엄한 풍광에 압도당하는 곳.

 

               <희운각대피소에서 무너미고개 가는 길>

 

               <조망대에서 보는 신선대>

 

 

               <무너미고개 이정표 - 여기서 공룡과 천불동계곡이 갈라진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