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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신배령에서 구룡령까지(만월봉, 응복산, 약수산)

카페인1112 2011. 11. 12. 22:30

[백두대간] 신배령에서 구룡령까지 (만월봉, 응복산, 약수산)

 

* 산행지: 신배령~만월봉(1,281m)~ 응복산(1,359m)~마늘봉(1,127m)~약수산(1306m)~구룡령

* 산행일: 2,01111 5(), 흐리고 비

* 산행 경로 및 시간: 명개리(11:09)~명개교(11:37)~신배령(13:31)~만월봉(14:25)~응복산(14:58)   ~마늘봉(15:43)~1261(16:06)~약수산(17:07)~구룡령(17:42), <총 산행시간 6시간 33분>

* 산행거리: 명개리~2.3km~명개교~5.0km~신배령~4.5km~응복산~5.3km~약수산~1.4km~구룡령  <총 18.5km>

 

 

<날머리 구룡령 표석>

 

 

 

백두대간 산행 떠나는 날, 싸늘한 아침 기운이 가을의 뒷자락을 알린다. 그렇구나, 가을이 이렇게 빨리 가고 있구나! 그런데 그 세월의 빠른 흐름에도 가슴 속 응어리는 왜 그리 지우기 어려운 거지?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서 기본적인 신뢰와 이해가 전제된다는 큰 착각, 그동안 너무 어리석었던 거다. 이제는 내 몸의 군더더기를 조금씩 정리해야 하는 시간. 오늘 울창한 원시림 숲길을 걸으며, 그 순수의 세계에 몸을 맡기며 부족했던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를 위로해 보자.  

 

 

 

<만월봉의 등산로 안내도>

 

 

오늘 걷는 마루금은 구룡령에서 신배령까지 구간. 마루금이야 크게 어려운 구간이 아니지만, 조개골에서 신배령까지 오지산행을 해야 하는 접속구간이 만만치 않다. 영동지방 비 소식이 또 있으니 오늘도 비를 맞으며 산행을 하겠지. 올해 마루금 산행은 대부분 비와 함께 한 산행.

복정역에서 산악회 버스에 오르니 비 예보 탓일까 참석인원이 적어 버스 안이 한산하다. 동홍전나들목을 나와 홍천군 내면을 지나 오늘 들머리인 구룡령 도착. 그런데 산림감시원이 111일부터 경방기간이라 산행이 불가능하다고 제지한다. 이런!

 

 

<오대산둘레길을 따라>

             

 

 

다행히 국립공원은 15일부터 출입 통제. 오대산국립공원 내면분소가 있는 명개리에서 산행을 시작 구룡령으로 하산하기로 하고 버스를 돌린다. 북진하는 코스이니 순 방향이 되겠지만 마루금인 신배령까지 조개골을 따라 가파른 길을 올라야 하는 것.

 

홍천군 명개리 국립공원내면분소에서 월정사로 이어지는 둘레길 임도를 따라 산행 출발. 내면분소에서 명개교까지는 2.3km. 지난번에서 두로봉을 지나 하산할 때는 폭우가 쏟아지는 어둠 속을 정신 없이 걸어 내려왔는데 오늘 보니 주변 계곡과 소나무숲이 제법 일품이다. 30분 가깝게 편한 길을 걸어 명개교 도착. 오늘은 천둥번개 없이 무사히 보내주네...

 

 

<명개교 도착> 

 

 

 

 

명개교에서 좌측 조개골 방향 좁은 등로를 따른다. 수북하게 쌓인 낙엽을 밟으며, 계곡을 따라 오르는 호젓한 길. 가을의 뒷자락답게 나무들은 대부분 옷을 벗었고 이끼가 잔뜩 낀 고사목들은 등로를 가로막고 있다. 뭔가 허전하고 쓸쓸한 가을의 풍경.

 

잠시 오르니 길은 계곡 너머로 이어지고, 무심코 밟은 돌이 흔들리며 두 발이 몽땅 물속으로 퐁당, 제대로 메기를 잡고 만다. 덕분에 뒤에 오는 사람들은 조심조심. 그래도 발목 윗부분만 젖어서 다행이지 신발 안으로 물이 들어갔으면 산행 내내 고생할 뻔 했다.

 

 

<조개골 계곡 - 깊은 원시림이다> 

 

 

비법정탐방로라 이 코스를 걷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듯 길은 희미하게 이어져 길 찾기가 어렵다. 파릇파릇한 속새 군락지와 높게 자란 산죽 밭을 지나니 길이 보이지 않는다. 일부는 계곡을 건너 건너편으로 가고 일부는 산 위쪽으로 오르고 우왕좌왕. 그런데 높게 자란 산죽 사이에 길이 살짝 숨어 있다. 한참 더 올라 다시 계곡을 건너 잠시 휴식. 역시 비가 오려는지 짙은 안개가 숲을 가리기 시작한다.

선두 팀이 산사면으로 앞서 오르는데 아래에 흐릿한 길이 보인다. 그 때문에 졸지에 선두에 서버렸다. 다행히 군데군데 빛 바랜 표지기가 있어 길을 알려준다. 가파른 길을 오르니 출입통제 안내판이 있는 신배령. 2시간 20분 넘게 걸려 마루금 도착.

 

 

 

<신배령 - 이제 마루금으로>

 

 

지난 번 하산할 때 이 길로 내려갔으면 그래도 희미한 길이나마 보였을 텐데, 지난 번에는 명개리갈림길에서 길도 없는 곳을 치고 내려와야 했다. 산악회 자료는 명개리에서 신배령까지 3.5km라고 되어 있는데 걸린 시간을 감안하면 다른 자료에서 확인한 7.3km가 맞을 것 같다.

 

신배령에서 모두들 점심을 먹고 출발. 안개 숲 완만한 오르막길을 지나 1210봉을 우회하여 이정표(만월봉 1.3km, 두로봉 4.2km)가 있는 명개리 갈림길 도착. 그런데 예보대로 드디어 가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우비를 입고 먼저 출발, 혼자 걷는 길.

 

 

<만월봉 가는 길> 

 

 

<명개리 갈림길> 

 

 

이제 만월봉 가는 길. 나무계단 길을 잠시 오르니 관목지대가 나오고 잠시 시야가 트인다. 그리곤 백두대간 등산로 안내도와 삼각점(연곡 434, 2005 재설)이 있는 만월봉(1,281m).

안내도에 200년 전 어느 시인이 이 봉을 바라보고 시를 읊었는데 바다에 솟은 달이 온 산에 비침으로 만월(滿月)이 가득하다 하여 만월봉(滿月峰)이라 한다고 소개되어 있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와 이정표를 보니 응복산까지는 1.5km 거리.(두로봉 5.4km, 통마름 2.1km) 여기서 통마름으로 하산이 가능하다.

 

 

 

<관목지대 - 흐린 하늘이 열린다>

 

 

<응복산 정상의 이정표> 

 

 

 

 

만월봉에서 내려와 안부를 지나니 군데군데 나무 계단이 있는 가파른 오르막 길. 곧 정상 동판과 삼각점이 있는 응복산(1,359m)이다. 이정표는 구룡령 6.71km(진고개 15.29km). 조금 쉬고 있으니 일행들이 올라와 여기부터는 후미에서 일행들과 동행이다.

 

오늘은 참석인원이 적어 앞에 선두 조, 그리고 바로 뒤 후미 조, 두 개조가 되어 움직인다. 여전히 가는 비, 우량이 많지 않아 다행이다. 하긴 가을비야 장인 수염 아래서도 피할 수 있다니까.

 

 

<안부 쉼터 - 가는 비가 계속 내린다> 

 

 

<응복산 정상 이정표>

 

 

 

  

 

 

응복산에서 잠시 내려오니 이정표(약수산 5.04km, 구룡령 6.42km, ()명개리 1.3km, 응복산 0.29km)가 있는 명개리 갈림길. 잠시 완만했던 길은 가파른 내리막길로 변해 계속 내려간다. 이런 올라왔던 길 다 까먹네.

 

이정표(약수산 3.74km)한국의 수목안내도가 있는 안부에 내려섰다 안개가 자욱한 가파른 길을 오르니 이정표(악수산 3.4km, 구룡령 4.78km, 응복산 1.93km)가 있는 마늘봉(1,127m). 시든 풀섶에 삼각점이 살짝 숨어 있다.

 

 

 

<명개리 갈림길 이정표> 

 

 

 

 

<안부에서>

 

 

<마늘봉에 도착>

 

 

 

 

가파른 긴 오르막길을 힘들게 오르니 1261, 이정표에 아미산이라는 분이 1261봉이라고 표시해 놓았다. 그 바람에 잘 모르는 사람들은 여길 아미산으로 착각. 이제 약수산은 2.6km 남았다. 앞에 1280봉이 가깝게 보일 텐데 숲은 여전히 가는 비와 안개로 그냥 섬이다.

 

20분 정도 걸려 안부에 내려섰다 다시 올라서니 이정표(구룡령 3.32km)와 숲의 기능 안내판이 있는 1280. 이 곳이 구룡령과 응복산의 중간 지점이 된다. 안부 쉼터의 구룡령 2.88km 이정표를 지나 7~8분 걸었는데 구룡령 1.88km 이정표가 보인다. 아니 1km를 이리 빨리?

 

 

<1261m봉 이정표>

 

 

<1280봉이 흐릿하게 보인다>

 

 

<1280봉 - 이곳이 구룡령과 응복산 중간 지점> 

 

 

 

 

가파른 계단 길을 오르는데 퍽 소리와 함께 머리 윗부분에서 극심한 통증이 밀려온다. 톡 튀어나온 나뭇가지에 머리를 세게 부딪친 것. 비가 와 모자를 내려써 시야를 가린 것. 나중 보니 머리에 피멍이 들었다.

약수산 직전 전망대, 이곳은 점봉산과 한계령, 설악산이 잘 조망되는 곳인데 오늘이야 그냥 회색 빛 하늘이다. 계단을 올라 약수산 정상(1,306m) 도착.

 

약수산은 홍천군 내면 명개리와 양군 서면 갈천리의 경계가 되는 곳. 주변에 약수(-명개약수, -삼봉약수, -갈천약수, -불바라기약수)가 많아서 약수산(藥水山)이란다. 이곳도 상석이 없이 삼각점(연곡 315, 2005재설) 옆 바닥에 약수산 정상 해발 1306m’ 동판을 놓았다.

날이 맑았으면 사방으로 조망이 후련했을 텐데 오늘은 날이 너무 흐리다. 조망도 없고 슬슬 어두워지는 분위기라 서둘러 구룡령 방향으로 하산. 이제 구룡령은 1.4km 정도이니 오늘 산행도 거의 마무리 되어 간다.

 

 

 

 

 

<약수산을 내려서면 보이는 안내도> 

 

 

구룡령 0.6km 이정표를 지나니 다시 구룡령 0.3km 이정표, 이곳이 동물이동통로와 연결되는 곳. 산림전시관 옆길을 따라 어둠이 내린 구룡령에 내려서 산행 완료. 비를 맞으며 6시간 반을 걸었다.

 

근처 깊은산골 식당에서 두부전골로 저녁식사를 하고 귀경. 다음 구간은 구룡령에서 조침령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