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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미시령에서 진부령까지 (신선봉,마산봉)

카페인1112 2012. 7. 14. 21:32

[백두대간] 미시령에서 진부령까지

   - 새로운 출발점, 진부령에 도착하다.

 

* 산행일: 2,012 7 7(, 흐리고 비)

* 산행지: 미시령(767m)~신선봉(1,204m)~마산봉(1,052m)~진부령(520m)

* 산행 시간 및 거리: 미시령(2:59)~상봉(4:39)~화암재(5:27)~신선봉(5:50~6:07)

  ~대간령  (7:16~7:28)~병풍바위봉(8:57)~마산봉(9:29~9:52)~진부령(11:49)

  < 8시간 50분, 15.6km>

 

백두대간 마지막 구간 산행일. 남설악휴게소에 도착하니 이런,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한 시간 가깝게 휴게소에 머물다 3시가 다 되어 오늘 들머리인 미시령 도착.

 

오늘 산행으로 총 58구간, 도상거리 754km의 백두대간을 마무리 하게 된다. 접속구간을 감안하면 900km가 넘는 장대한 구간. 아쉽게도 뗌빵할 구간이 몇 구간 남았지만 미치도록 여유 없게 지낸 지난 세월 속에서 이렇게 긴 길을 꾸준히 걸었다는 뿌듯한 감회가 어찌 없을까.

 

<남한 백두대간의 마지막 봉우리, 마산봉에서>

 

인제군 북면과 고성군 토성면을 잇는 미시령, 이곳에서 대간령까지는 국립공원 지역으로 출입금지 구간이라 철망으로 등로를 막아 놓았다. 철망을 넘어 어둠 속 가파른 길을 오르니 잠시 부드러운 길이 이어지고 곧 가파른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상봉까지 거친 길이 시작되는 것. 그나마 비가 그쳐 다행이다.

 

<들머리 미시령에서(카페에서 퍼온 사진)>

 

 

 먹물처럼 짙은 어둠에 촉촉하게 젖어 미끄럽고 위험한 길. 길이 좁고 돌길이다 보니 아차 하면 길을 잘못 들게 되고, 바닥을 보며 걷다 보니 등로에 뻗은 관목 가지에 부딪치고 찔리고 난리다. 이 와중에 일행 한 분은 길도 없는 엉뚱한 곳으로 가 한참을 기다리게 한다. 통제구역이고 길을 잃을까봐 평소와 달리 개별 산행을 하지 않고 수시로 인원 파악을 하면서 함께 움직인다.

 

상봉 샘을 지나 거치적 거리는 관목들을 헤치며 가다보니 위험한 너덜지대가 시작된다. 야간 산행인 데다 바위까지 미끄러우니 큰 사고 나기가 쉬운 길. 여기서 일행 한 사람이 넘어져 얼굴을 심하게 다쳤다. 조심조심 바위지대 1,230m봉을 내려서니 헬기장이 있고 곧 돌탑이 있는 상봉(1,239m) 도착.

 

 <바위 암봉을 지나 상봉 도착>

 

 

 

상봉 주변은 고산지대 바위 암봉의 수려한 풍광이 매혹적일 텐데 지금은 그냥 어둠 속 거쳐가는 곳. 상봉에서 내려서는데 가파른 절벽인 데다 바위가 미끄러워 내려서기가 쉽지 않다. 이제부터 완만한 오르내림, 그리고 군데군데 암릉지대.

5시가 지나 다시 뾰족한 암릉지대에 올라서고 새벽이 오면서 사위가 조금씩 분간되기 시작한다. 위험한 바위 절벽과 고사목이 보이는 너널지대를 지나 거친 잡목을 헤치고 우측 화암사 가는 길이 뚜렷한 화암재(1,062m)에 내려선다.

 

 <다시 너덜지대를 지나고>

 

 

 <화암재를 지나 가파른 오르막을 지나니 신선봉이 보인다>

 

화암재에서 가파른 오르막길을 걸어 신선봉으로 향한다. 그런데 무성하게 자란 관목들이 등로를 가려 몸을 최대한 숙이고 낮은 포복까지 하면서 진행. 출입금지 구간이라 그런지 등로 상태가 최악이다. 신선봉 갈림길을 지나 우측으로 올라서니 거대한 너덜지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 너덜지대에 솟은 바위봉이 설악산 국립공원 최북단의 신선봉(神仙峯 , 1,204m).

 

 <금강산이 시작되는 신선봉>

 

 

신선봉은 금강산 일만 이천봉이 시작되는 곳, 그래서 산 아래 화암사는 금강산 화암사. 사방으로 시야가 트이고 경관이 좋은 곳일 텐데 오늘은 날이 흐려 그냥 안개 숲이다. 찬 바람을 맞으며 아침을 먹는데 다시 가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신선봉을 즐길 여유도 없이 대간령으로 출발.

 

 <신선봉에서 대간령으로>

 

 

 

삼각점이 있는 헬기장(870)을 지나 한참을 걸어 대간령(660m)으로 내려선다. 이제부터 국립공원 지역을 벗어나는 것. 일명 새이령인 대간령은 백두대간의 신선봉과 마산봉 사이 큰 고개라는 뜻. 고성 쪽 사람들이 이 고개를 넘어 내륙으로 오갔기 때문에 주막까지 있었다고 한다.

 

<신선봉과 마산봉 사이 큰 고개, 대간령 도착

 

 

 

한참 쉬면서 일행들이 모두 모이길 기다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다시 가파른 오르막길을 걷는다. 이정표를 보니 신선봉에서 4.2km를 왔고, 마산봉까지 3km. 이제 890m봉을 지나면 남한 백두대간 마지막 봉우리인 마산봉을 만나는 것. 그리곤 진부령으로 하산하면서 장대한 백두대간 종주의 마침표를 찍게 된다.

 

 

대간령에서 봉우리 하나를 지나니 곧 거대한 암봉이 나오고 다시 너덜지대가 시작된다. 가파른 너덜지대를 오르니 890. 병풍바위봉 갈림길에서 마루금은 우측, 좌측 병풍바위봉(1,058m)에 올라서니 역시 운무에 쌓여 조망이 없다.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 질척질척한 내리막길. 그리고 다시 마산봉으로 향하는 가파른 긴 오르막길, 이 길이 백두대간의 마지막 오르막길이 되겠다.

 

 

 

 

<너덜지대를 오르면 890m봉>

 

 

<병풍바위봉 오르는 길>

 

 

<병풍바위봉은 안개에 쌓여 있고>

 

 

<이제 마산봉으로>

 

이정표가 있는 마산봉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잠시 오르면 마산봉(1,052m), 백두대간의 마지막 봉우리. 정상석은 따로 없고 마산봉(1052m)이라고 적혀 있는 네모 난 돌을 바위꼭대기에 올려 놓았다. 이곳에서 금강산까지 보이고 동쪽 바다 풍광이 좋다는데 지금은 조망이고 뭐고 없다. 일행들이 갖고 온 매실주 한잔 얻어 마시며 백두대간의 마지막 봉우리를 마음껏 즐긴다.

<마산봉 갈림길>

 

 

<백두대간의 마지막 봉우리, 마산봉>

 

 

 

이제 진부령까지 하산 길. 지금은 폐업한 알프스 스키장 스키 리프트를 지나니 을씨년스러운 알프스리조트. 입구 이정표를 보니 마산봉에서 1.4km를 왔고 진부령까지 4km 남았다. 리조트 앞을 지나 우측 임도를 따라 진행.

작은 연못 옆을 지나 포장도로를 따르다 군부대 입구에서 우측 숲으로 들어서고 다시 포장 농로에 내려서 한참을 걷는다. 민가 앞에서 우틀, 좌틀을 하니 거친 숲길이 나오고 2차선 도로에 내려선다. 도로를 두번 가로 지르니 진부령 표석이 있는 진부령 정상(520m). 긴 산행을 마친다.

 

<알프스리조트 리프트>

 

 

 

 

<리조트 입구 이정표>

 

 

<리조트 앞 도로를 지나>

 

 

<작은 연못이 있는 길을 지나고>

 

 

<농로를 따라 길게 걷는다>

 

 

<다시 숲길로>

 

 

진부령, 백두대간을 걷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곳을 거쳐가게 마련. 어느 사람에게는 출발점이 되고 어느 사람에게는 종착점이 된다.

하지만 마침표를 찍는 오늘, 이곳은 또 하나의 새로운  출발점. 비록 전 구간 모두 깔끔하게 마무리 못한 아쉬움이야 있지만 일단 마지막 구간을 걸었다는 뿌듯함은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고, 걷지 못한 길을 찾는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걸으면서 내가 생생하게 살아있음을, 내 존재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될 테니까.

 

<드디어 장대한 백두대간의 종착점>

 

 

 

 

 

그동안 거친 길을 함께 걸어온 일행들과 서로 축하 인사를 나누고 속초 등명해변에서 뒤풀이(해단식). 함께 걸었던 인연의 소중함과 그동안 느꼈던 따뜻한 배려에 헤어짐이 아쉬웠다. 이제 대간 종주를 마친 일행들은 뿔뿔이 흩어지겠지만 또 다른 산줄기에서 반가움으로 다시 만나게 되겠지. 더 순수한 모습으로.

 

 

 

<해단식에서 종주패를 받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