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트레킹] 심양 북릉공원(청 소릉)을 보고 백두산으로
<2,012년 8월 30일(목), 맑음>
민족의 영산 백두산 트레킹. 백두대간 종주를 같이 했던 동료들(21명)과 대간종주의 방점을 찍기 위해 떠난 여행. 최남선의 표현대로 백두산은 ‘조선의 근본’이 아닌가! 그리고 그 신비의 천지를 보고 싶었다. 본라벤 태풍을 피해 가는데 그래서일까 비행 중 난기류로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린다.
8시 10분 인천공항 출발 심양행 대한항공 여객기는 조금 늦게 이륙해 10시경 심양공항 도착. 아니 시차가 한 시간이니 현지시간으로 9시다. 심양은 동북삼성의 하나인 랴오닝성(요령성)의 성도로 인구수가 800만이나 되는 중국에서 5번째로 큰 도시.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경제 상황을 보여주듯 고층건물이 계속 신축되는데다 내년 전국체전 개최 준비까지 겹쳐 여기저기 공사 소리가 요란하다.
<심양 북릉공원 입구>
조선족 가이드를 만나 소형버스를 타고 심양 관광에 나선다. 여행의 첫 코스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청나라 2대 황제 황태극(홍타이지)의 청 소릉. 관외 3릉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심양 북쪽에 있어 북릉. 현재는 심양 북릉공원으로 불린다. 오늘은 북릉공원만 보고 백두산 아래 송강하로 이동해 1박할 예정. 그런데 푹푹 찌는 더운 날씨.
<북릉공원 입구 하마비>
* 북릉공원 우측 주차장 옆에 있는 하마비. 왕 밑으로는 말에서 내리라는 것. 능역 정문인 정홍문을 지나면 다시 하마비가 있는데 그곳부터는 황제를 제외하고 왕까지도 내려야 한다.
<공원 내부>
* 입구를 들어서 도로를 따라 잠시 걸으니 넓은 호수가 있고 다리를 건너면 청 소릉 표석. 공원 면적이 넓고 입구에서 홍타이지의 무덤인 보정까지 1.5km 이상을 걸어야 한다. 유료전동차 이용이 가능하지만 걷는 데는 이골이 난 사람들, 날이야 푹푹 찌지만 당연히 걷는다.
잠시 걸으니 청나라 2대 황제인 애신각라 홍타이지(황태극)의 동상. 그의 성인 애신각라(愛新覺羅)는 그들이 경주 김씨 신라 귀족의 후예이기 때문에 신라를 생각해 ‘신(新)을 사랑하고 라(羅)를 기억한다’는 성을 썼다는 주장도 있고 금나라의 여진족 발음이라는 설 등 여러가지로 해석한다.
홍타이지는 후금을 건국한 누르하치의 8째 아들로1,627년 황제에 올라 17년간 재위하면서 국호를 청으로 바꾸고 청나라 기반을 닦은 인물. 이후 청나라는 순치제 강희제 옹정제 등 뛰어난 인물들이 황위를 이으면서 화려한 융성기를 맞게 된다.
<청나라 2대 황제인 애신각라 홍타이지(황태극)의 동상>
반면 조선의 입장에서는 잊을 수 없는 치욕을 준 인물. 누르하치 후금의 세력이 커지자 중립외교정책을 폈던 광해군과는 달리 반정에 성공한 인조와 서인 정권은 친명배금정책으로 전환 후금의 침공을 초래한다. 1차 정묘호란의 패배에도 불구 시류를 읽을 줄 모르고 명분에 집착했던 무능한 그들은 계속 배금정책을 펴다 2차 침공(병자호란)을 당하게 된다.
1,636년 10만 대군을 이끌고 조선을 침공한 홍타이지는 조선군의 저항을 거의 받지 않고 7일만에 인조가 도망간 남한산성을 포위한다. 이때 최명길 등의 주화파와 삼학사를 중심으로 한 주전파들의 논쟁은 널리 알려진 사실. 제대로 전쟁 준비가 되지 않았고 왜란 때와는 달리 의병 봉기도 거의 없어 저항할 방법이 없었던 조선 조정은 홍타이지 침공 40일만에 항복하고 삼전도에서 삼배구두고(세번 절하고 9번 머리를 조아리는 예)의 치욕을 맛보게 된다.
<청 소릉 표석과 신교>
<석패방(石牌坊)>
* 중국의 전통적인 건축 양식인 패방(牌坊)은 능묘의 영역을 알리는 문. 가운데를 높게 만들었고 화려한 조각 장식이 돋보인다. 용이 타일로 벽에 새겨져 있고 왼쪽이 청룡. 패방 뒤로 능역의 정문인 정홍문이 보인다.
<정홍문- 1,649년 건립한 소릉의 입구>
* 중앙은 신들이 동쪽은 군(君) 서쪽은 신(臣)이 출입했다 한다. 문 옆 벽에 화려한 용 장식이 보인다. 정홍문을 지나면 멀리 비정(碑亭)이 보이고, 정홍문과 비정 사이 날개 달린 석주인 화표주와 석수(동물상)들이 배치되어 있다.
<신공성덕비정(碑亭)>
* 내부에 커다란 비가 있는 비정. 강희 27년(1688년) 세운 홍타이지의 문치무력을 찬양하는 성덕비. 홍타이지 일생의 업적을 만주어와 한어로 기록해 놓았다. 왼쪽 옛 과방에서 진품유물전이 열리고 있는데 표를 안 샀으니 그냥 통과
<석주인 화표주와 석수(동물상)>
<융은문 - 비정을 지나면 방성 정문인 융은문>
* 비정을 지나면 능역을 둘러친 방성 내부로 들어가는 방성 정문인 융은문. 아치형 입구로 들어간다. 이제 본격적으로 능역에 들어가는 것. 융은문 위에 서면 중앙의 융은전과 그 앞쪽 좌우로 동배전 서배전이 배치되어 있다.
<융은문 입구 - 앞에 융은전이 보인다>
<융은전 - 융은전은 능묘의 가장 중요한 건물로 이곳에서 제례를 지냈다>
<융은문에서 보는 방성 내부 - 중앙 융은전이 있고 좌우로 동,서배전>
<방성 성벽 위에서 보는 내부>
전각 지붕은 모두 황제의 상징색인 황금색으로 덮여 있다. 방성 내부의 앞 우측 건물이 동배전, 그 뒤로 융은전과 대명루가 보인다. 그 뒤가 봉분이 있는 보정.
융은전을 보고 다시 융은문 옆에 있는 계단을 따라 방성 위로 올라간다. 황제의 상징 붉은 색(황금색) 지붕들이 보인다. 성벽 위를 따라 4면에 있는 각루를 지나 융은전 쪽으로 가니 융은전 뒤 대명루가 있고 그 뒤로 홍타이지가 잠들어 있는 보정.
봉분에 잔디를 입히지 않고 시멘트 종류를 발랐고 중앙에 커다란 나무가 자라고 있다. 원래는 나무들이 여러 그루 자라고 있었으나 한 그루만 남겼다고 한다. 이 나무가 영혼이 하늘과 소통하는 신단수라고 한다. 그런데 공자를 모신 공동묘지인 공림에서 보듯 중국 묘지는 우리와는 달리 벌초도 하지 않고 나무도 그냥 자라게 두는 것 같은데 관습이 그래서가 아닐까?
<대명루 뒤에 홍타이지의 봉분이 보인다>
<방성의 네 모서리에 있는 각루>
<대명루와 보정>
대명루는 소릉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방성의 후문 격. 반달 모양의 월아성과 마주보고 있다. 내부에는 만주어 한자 몽골어로 된 석비가 있다. 석비문을 보니 태종 문황제의 능이라는 글자. 홍타이지는 묘호가 태종이고 익호(益號)를 문황제라 했으니 홍타이지의 릉이라는 표시인가 보다.
<대명루 내부의 석비 - 태종 문황제....>
북릉공원을 나와 점심을 먹고 우리 목적지 백두산이 있는 송강하로 출발. 심양에서 지린성 송강하까지는 700여 km의 먼 거리. 무려 6시간 반이 걸렸다. 그나마 작년 심길고속도로가 개통되어 빨리 가는 거란다.
고속도로 주변은 계속 푸른 옥수수밭. 이 옥수수는 주로 사료용으로 재배되고 기계를 이용해 경작한다고 한다. 부지런한 조선족이 주로 재배하는 논은 보기가 힘들다. 옥수수는 주로 한족이 재배. 그리고 고속도로가 끝날 때까지 숲도 나무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부럽게도 드넓은 평원. 백두산이 가까워지면서야 숲이 나타나기 시작.
송강하에서 늦은 저녁식사를 하고 30분을 더 가 백계휴일호텔 투숙. 첫날 일정을 마친다.
<심양 시내 거리>
<너무도 한가한 고속도로 휴게소>
<저녁 먹은 곳>
<숙소인 백계휴일호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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