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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센 산행] 아름다운 눈의 나라, 돗토리현 다이센으로

카페인1112 2012. 3. 1. 20:48

아름다운 눈의 나라, 돗토리현 다이센으로 ①

- 설국 다이센 산행

 

* 산행지: 일본 돗토리현 다이센(미센봉 1709m)

* 여행 기간: 2,012 2 23~26(3 4)

 

 

<다이센 미센봉과 뒤로 정상인 켄카미네>

 

동해에서 돗토리현 사카이미나토로 향하는 DBS 페리. 하루 일정을 접는 밤 늦은 시간. 배의 흐릿한 불빛 사이 항해하는 배를 따라 어두운 망망대해를 날고 있는 갈매기 떼들이 보였다. 저들은 왜 저리 날고 있을까? 거센 바닷바람을 맞으며 그들의 비행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었다.

 

<동해항에서 DBS페리를 타고 사카이미나토로>

 

 2/23() 저녁 6, 백두대간을 함께 했던 산악회 일행들( 26)과 함께 동해항 국제여객선터미널에서 사카이미나토 행 DBS페리에 승선한다. 백두대간 졸업여행으로 돗토리현 다이센 산행을 하기로 한 것. 3 4일의 여행이지만 이틀을 배 안에서 보내게 되니 실질적으로는 2일간의 여정. 하루는 다이센(大山) 산행, 하루는 돗토리현 관광이다.

 

2009 6 29일 처음 취항한 DBS페리는 동해 블라디보스톡 사카이 3개 항 명칭의 앞 글자를 따서 이름을 붙인 것. 동해항에서 목요일 출항해 금요일 아침 사카이항에 도착(14시간 소요)하고, 사카이항에서는 토요일 밤 출발해 일요일 아침 동해로 들어온다. 13000톤 급으로 수송인원은 승무원 50명을 포함해 530. 선내에 작은 면세점과 편의점, 노래방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선실 들어가는 복도>

 

 

이스턴 드림호 선내에서 제공하는 간단한 뷔페식(말 그대로 간단한)으로 저녁을 먹고 일행들과 어울려 묵호항에서 사온 회를 안주로 소주 파티. 소주를 꽤나 마셨는데 먼 바다로 나가면서 배의 요동이 심해진다. 멀미를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냥 잠이 들었고 아침(24일)에 눈을 뜨니 사카이항 근처의 시마네반도가 눈에 들어온다.

 

 

 8시 돗토리현 사카이항에 도착. 9시가 되어야 입국수속이 시작되어 배에서 1시간 넘게 하선을 하지 못 하고 기다린다. 9시 넘어서 하선했는데 시골역 비슷한 작은 항구이다 보니 입국수속에 꽤 시간이 걸린다.

 

새를 잡는다는 뜻의 돗토리현은 우리나라 제주도의 두 배 크기로 일본에서 가장 인구도 적고 경제수준이 낙후된 곳이라고 한다. 게다 시마네현과 함께 가끔 독도 문제로 망언을 늘어 놓아 공분을 사게 하는 곳. 그래도 DBS페리 타는 사람은 대부분 한국인들.

 

<다이센 가는 길, 아직은 눈의 나라가 아니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도시락 하나씩 받아 들고, 버스에 탑승(9:50), 돗토리현 요나고 시의 다이센으로 이동. 다이센에 가까워지면서 도로가 눈 쌓인 정도가 점점 심해진다. 

다이센 지방 위도는 우리나라 울산과 비슷하나 고도가 높고 지형적인 영향으로 눈이 유달리 많다는 곳. 혼슈 서쪽에 있는 주코쿠지방은 5개의 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돗토리현이 있는 북쪽 동해 쪽을 산인이라고 하고 이곳은 겨울에 강설량이 많고 폭설이 내리는 지역.

 

<다이센 산행이 시작되는 다이센정보관>

 

사카이미나토에서 50분 정도 걸려 다이센 나츠야마 주차장 도착, 이곳에서 다이센 산행을 시작한다. 겨울철 화려한 눈꽃과 심설 산행이 가능한 다이센(大山, 1729m)은 일본 100대 명산 중 하나이고 NHK 조사 결과 일본인들이 후지산, 북알프스 다음으로 가고 싶어하는 산이라고 한다.

일본 혼슈 서부의 돗토리현, 시마네현, 오카야마현 3개 현에 걸쳐 있는 다이센오키국립공원의 최고봉이고, 산의 모양이 일본 최고봉 후지산과 비슷해 호키후지(호키는 돗토리현 서부의 지명)라 불리운다. 미센봉(1,709m)과 최고봉인 켄카미네봉(1,729m) 8개의 봉우리가 연결되어 있는 형태.

 

<다이센이 살짝 모습을 드러내고> 

 

 

대산정보관 등산로입구에서 골목길을 따라 출발(10:50). 우리 외에도 한국인 등산객들 한 팀이 같이 출발한다. 그런데 초입부터 높게 쌓여 있는 눈이 장난이 아니다. 고풍스런 일본 전통 건물 지붕에 두텁게 쌓인 눈을 보며 눈의 나라를 실감한다.

 

날씨가 포근해 제법 녹았을 텐데도 저리 높게 쌓여 있으니 폭설이 내릴 때는 그냥 집안에만 있어야겠다. 오늘 날씨가 맑아 다행이지 눈이 많이 올 경우 등산을 포기해야 할 것 같다. 하긴 지난 주에 왔던 산행 팀들은 중간까지만 가고 미센봉(미야마)은 포기해야 했다고.

 

<대산정보관에서 출발, 10:50>

 

 

<다이센지바시에서는 보는 계곡>

 

등산로 초입 다이센지바시(大山寺橋)를 건너 우측 나츠야마 등산로를 따른다. 아미타당을 지나는 코스. 다이센지 방향 등로를 따르면 오쿠미야 우령비 오가미야마진자 어신마를 보게 되는데 그쪽은 눈이 너무 많아 어렵다고 한다. 나중 하산할 때 우리 일행 몇 명이 다이센지 방향으로 하산하려다 눈이 너무 많아 포기하고 결국 아미타당 쪽으로 돌아와 하산.

 

<이곳에서 아이젠을 하고, 안내소 우측 도로를 따라>

 

 

 

<나쯔야마 등산로 입구, 이제부터 본격적 심설산행>

 

포장도로를 따라 잠시 걸으니 좌측에 나츠야마 등산로 안내 표시(780m, 10;10).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 길. 울창한 삼나무 숲길을 따라 걷는다. 곧 1552년 건립되어 다이센 내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라는 아미타당이 모습을 드러낸다.

 

 

 

<아미타당>

 

아미타당을 잠시 둘러보고 출발. 초입부터 가파른 길, 이제 주변은 온통 눈밭에 잠긴 굵은 너도밤나무 숲. 다이센의 대표 수종으로 다이센 중간 부분에 무성하게 자라는 너도밤나무 숲은 일본에서도 손 꼽힐 정도로 넓은 군락지라고 한다. 아름다운 풍광!

 

 

 

 

<이제 눈꽃이 피기 시작한다>

 

표지목이 눈에 거의 파묻힌 5합목. 일본은 정상까지의 거리를 총 10개 구간으로 나눠 합목이라는 단위로 표시한다. 5합목을 지나면 대산사를 경유해 오는 등로와 만나는 교자다니 분기점.

안개가 걷히면서 주변은 온통 화려한 눈꽃. 가지마다 맺힌 눈꽃들이 설산의 진수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5합목 야마노카미상에 대한 안내판>

 

 

 

 

 

잠시 안개가 몰려든다. 안개 속 가파른 오름길. 누군가 다이센은 남녀노소가 다 오르는 쉬운 산이라 했는데, 이 정도 경사 길인데 쉽다고? 꽤나 미끄러운 데다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일본인 등산객들이 몇 명 내려오는데 그들은 우리와는 다르게 아이젠도 심설산행에 맞는 장비를 갖추고 있다.

 

 

 

안개가 사라지면서 주변 너도밤나무 숲은 어느새 키 작은 관목 숲으로 변해 있다. 이제 정상이 가까워진 것. 능선을 타고 오르니 거대한 설산의 모습. 이건 다이센이 아니라 히말라야 수준?.

 

 

 

 

<능선으로 안개가 몰려든다>

 

 

8합목을 지나면서 길은 부드러운 능선 길로 변한다. 멀리 대피소가 있고 그 뒤로 우리 목적지 미센봉이 보인다. 그나마 날이 이 정도로 맑으니 미센봉 등산도 가능하고 주변 조망도 즐길 수 있는 것. 이건 꽤 행운. 겨울철 도중 하산하는 경우가 꽤나 많으니

 

정상 가는 길에 있다는 나무데크는 커녕 등산로를 안내하는 막대기 폴대도 눈에 잠길 정도로 눈이 높게 쌓여 있다. 정상부 주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눈주목이 장관이라는데 저 눈 속에 있겠지. 완만한 길을 잠시 걸으니 대피소

 

 

 

 

 

눈에 거의 덮여 있는 산장(대피소)에서 100m 오르니 미센봉(1,705m, 13:26). 눈이 너무 쌓여 정상 표시고 뭐고 아무 것도 없다. 잠시 구름이 비켜 나고, 앞에 다이센 최고봉인 켄카미네가 보인다. 켄카미네 가는 칼날능선은 위험해 가기 어렵다는데 발자국이 있는 걸 보면 가는 사람들도 있나 보다.

 

<대피소, 13:18>

 

 

<미센봉과 그 뒤로 최고봉인 켄카미네봉이 보인다>

 

 

<미센봉(미야마) 도착, 정상인 겐카미네로 안개가 몰려들고. 13:25>

 

 

<올라온 대피소가 있는 방향>

 

 

 

 

<다시 안개에 잠긴 다이센>

 

 

<다시 대피소로 내려와 중식(13:45~14:10)>

 

 

미센봉에서 한참 머물며 조망을 즐기다 대피소로 내려와 일행들과 어울려 중식. 늦게 올라온 일행들은 미센봉으로 가고 우린 하산 길. 경사가 급하니 눈에 죽죽 미끄러진다. 그래도 이제 여유 있게, 내려갈수록 점점 화려해지는 눈꽃을 맘껏 즐기며 하산. 눈꽃 마쯔리를 맘껏 즐기며 여유를 부린다.

 

<하산 길>

 

 

<내려가면서 눈꽃이 점점>

 

 

 

 

 

 

 

 

 

 

<이제 눈꽃은 사라지고>

 

 

 

<등산로 입구로 내려오고>

 

 

<다이센지바시를 건너>

 

 

 

<눈이 저렇게 쌓여도 괜찮을까>>

 

 

 

<대산정보관에서 산행을 마친다(15:50)

- 오를 때는 2시간 반 정도, 하산하는 데는 1시간 40분 소요>

 

 

<호텔로 가는 도중 바라본 다이센, 모양이 후지산과 비슷하다>

 

다이센 산행을 마치고 히루젠 큐카무라 히루젠고원 호텔에서 1박<호텔 스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