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인도성지순례

[인도 성지순례②] 첫째 날 – 인천공항에서 인도 델리로

카페인1112 2020. 12. 27. 19:40

[인도 성지순례 ②] 첫째 날(10/29,) 인천공항에서 뉴델리로/비행기 타는 건 너무 지겨워

 

  성지순례 출발일, 11 50분 출발하는 에어인디아 AI 313편 타고 델리로 간다. 인천국제공항 8시 반 집결, 6300번 공항버스 이용 1터미널 도착. 이제부터 기다리고, 좁은 비행기 안에서 시달리는 일만 남았다.

 

여행은 기다림, 출국 준비 중

 

   현지에서 버스 4대가 움직일 정도로 참석인원이 100명이 넘는 대부대이다 보니 수속이 꽤나 복잡한가 보다여권 넘겨 주고 계속 대기상태. 시작부터 계속 기다림의 연속. 3호차 패찰 받아 목에 걸고 항공권을 기다리는데, 내 항공권이 너무 늦게 나온다. 나중 보니 항공권 예약 영문 이름 철자가 하나 틀렸다. 그러니 내 항공권 나오는 게 꽤나 오래 걸린 것.

 

  왕짜증 부려야 나만 손해, 근데 나이가 들면서 마음 다스리는 게 오히려 더 어렵다. 세상 일이 제대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것도, 쳐다보지 않는 게 더 좋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아는 나이가 됐는 데도, 감정은 반대로 가는 걸. 이번 여행 나 혼자 끼어든 거나 마찬가지니 그걸 여러 번 느끼게 되겠지. 

 

  짐 부치고 기다리래서 잠시 기다렸는데 모범생들 몇만 남고 남들 다 그냥 들어간다. 의사전달도 제대로 안 되는 것 같고, 앞으로 일정이 좀 걱정되네. 출국수속을 마치니 탑승시간이 얼마 안 남아 라운지 들러 후다닥 늦은 아침 먹고 탑승장 도착, 

 

기내식 먹으려구 뱅기 탄다는 사람도 있드만, 이건?

 

  8시간이나 걸리는 비행시간은 여전히 지겹다. 좁은 자리에서 비몽사몽 간에 헤매는데 밥 먹으란다. 졸다가 맛도 없는데 꾸역꾸역 밥 먹고 또 졸고, 멍 때리고, 그래도 시간이 안 간다. 전날 일부러 잠도 안 잤는데 별 무 소용.

 

  기내식을 두 번이나 먹고, 현지시간 새벽 4시 반 인디라간디 국제공항 도착. 여긴 우리나라보다 시간이 3시간 30분 늦으니 한국시간은 오전 8. 이 공항 이름은 자와할랄 네루의 딸이자 전 수상인 인디라 간디 이름에서 따 온 것.

 

인디라간디 공항, 내부 인테리어가 역시 인도스럽게

 

  E-비자 창구 가서 줄 서 있는데 느릿느릿 창구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정말 지루하다. 여행은 원래 기다림의 연속, 거기다 여긴 인도니까. 치사하고 속 터지면 그 나라 안 가면 되는 거고, 기왕 간 거면 꾹 참고 도 닦으면서 조금은 국제 호구도 되고 여행이란 게 그런 거야. 세상이 내 맘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남들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아마 여행 마칠 때쯤 조금은 해탈을 하게 되겠지.

  

  그런데 막상 창구 앞에 서니 지문인식도 없고 금세 그냥 통과, 배기지 클레임서 짐 찾고. 가이드 만나 6시가 되어 3호차버스 탑승. 가이드는 35살 V로 나름 가이드 베테랑인 모양이다. 원래 다른 계획이 있었는데 어느 스님이 자기를 가이드로 불러 달라고 요청(그거 정말임?) 해서 이쪽 일을 맡게 되었단다.

  에잉, 이쪽 예상 수입이 더 좋았겠지, 으~리 찾아 온 건 아니잖나! 약간 사기성 섞어 썰 푸는 솜씨가 대단하다. 이거 완전 금이빨이네, 어디나 인생도처유상수, 맞아!

 

  저 가이드 엄청 시끄러운 걸 보니 여행 기간 내내 피곤하게 생겼다. 아직 버스 배정이 안 되었다고 해서 다른 차로 가길 바랬더니 다른 차 가이드들 더 시끄럽고. 썰 푸는 내용은 같은 수준. 인도 여행하는 사람들 현지 가이드 별로 기대하지 마시라.

 

 

 

  지난 번 인도여행 시에는 가이드가 힌두 아내를 둔 무슬림이었는데, 엄청 순진했었다. 일행 한 사람이 "당신은 복 받은 거다. 무슬림이니 아내를 네 명까지 둘 수 있고, 힌두교 믿는 여자들은 지참금 팍팍 갖고 올 테니 부자 되겠다"고 놀려도 씩 웃고 말았는데, 아직도 그렇게 순진한지 몰라. 너무 순진해 그가 한국말이 서툰 데도 같이 여행했던 사람들 모두 그를 좋아했다. 지금은 와이프가 늘었을까나, 하긴 부자 아니면 하나 거느리기도 쉽지 않을 걸.

 

  인도 지참금 관습도 재미있다. 나 이런 사람이니 생각 있으면 지참금 얼마 갖고 오라고 신문광고를 내기도 하고, 계약금 잔금이 있는데 잔금을 못 내 결혼이 파토 나기도 하고 골고루다. 하긴 중국은 반대로 신부 데려 가려면 신부집에 예물을 바쳐야 하는데, 그 예물이 부족해 신부를 못 데려 오기도 한다. 그건 문화의 옳고 그름이 아니라 단지 차이겠지.

 

 

  가이드 얘기 듣자니 불교 단체들 성지순례 꽤나 오나 보다. 사실 성지에 남아 있는 것도 별로 없지만 일단은 부처님 나라니까, 메이드가 되겠지. 하긴 예전 다른 종교 연관된 일 하던 사람 얘기. 어디나 종교 쪽 일은 성직자들 비위만 좀 맞춰주면 할 만 하단다. 어차피 그 사람들은 남이 번 돈 받아서 쓰는 경우가 많으니 사실 경제관념이 좀 느슨해, 권유 하기도 쉽다고... 뭐 불교단체가 다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니 오해 마시길!

 

  첫날은 새벽부터 서둘러서 이곳 시끄러운 인도 땅에 도착, 델리서 1박 하는 것. 내일부터 순례 여정이 시작된다.

 

 

 * 인도는 220V 사용, 우리나라 가전제품 모두 사용 가능. 음식 안 맞을 경우 컵라면 유용. 난 카레와 난을 좋아해 한국음식 아니라도 음식에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토종입맛 고집하는 사람은 힘들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