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성지순례] 둘째 날③ - 사르나트 고고학박물관 / 아쇼카석주 네마리 사자상과 부처님 초전법륜상
- 불교 예술의 보고, 사르나트 고고학박물관으로
사르나트 초전법륜지를 나와 바로 옆에 있는 불교예술의 보고 사르나트 고고학박물관으로 간다. 사르나트 출토품 대부분이 이곳 고고학박물관에 수장되어 있다는 것. 3년전 왔을 때는 하필이면 휴관일이라 아쉽게도 보지 못 했던 곳.
근데 여기는 핸드폰은 소지 불가라 입구 사무실에 맡겨야 하고, 카메라만 휴대 가능. 보드가야 마하보디사원도 카메라만 갖고 들어갈 수 있으니, 인도성지순례 갈 때는 작은 카메라 하나 정도 갖고 가는 게 좋겠다.
네 마리 사자상과 부처님 초전법륜상 - 인도미술 최고의 걸작품
여기 관심 가는 건 두 가지.
하나는 인도미술 최고의 걸작이라는 기원전 3세기 아쇼카석주 머리 부분 네 마리 사자상, 이건 인도의 국가문장이 되어 인도화폐에도 나와 있다.
또 하나는 세계에서 가장 잘 생겼다는 부처님 초전법륜상. 간다라 미술의 영향을 받은 다른 불상과는 달리 굽타시대 마투라 양식으로 조성된 인도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불상.
<아쇼카석주 네 마리 사자상>
박물관에 들어서니 인도 미술 최고의 걸작, 아쇼카석주 네 마리 사자상이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다. 이 사자상은 사르나트 아쇼카석주 상부를 이루고 있던 장식물. 사자상 아래 법륜은 진리의 수레바퀴 부처님의 가르침을 상징하는 것으로 인도 국기의 중앙에 그려진 것과 같다. 그런데 발굴 당시 석주 돌기둥은 부서지고 이 아름다운 예술품도 그냥 폐허에 방치되어 있었다는 것.
아니 저 정교하고 아름다운 '네마리 사자상'이 2,200년 훨씬 전에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그 당시 우리나라는 작은 부족국가 시절, 고구려 건국도 한참 뒤였을 정도였는데, 그 당시 저런 예술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졌다, 그리고 그 수준이 그냥 부러웠다.
초전법륜상 - 세계에서 가장 잘 생긴 부처님
내부 전시실로 들어가니 사르나트에서 발굴된 불상 보살상 등이 전시되어 있는데 의외로 볼 것이 많았다. 부처님 일대기, 8대성지를 조각해 놓은 팔상도가 보인다.
전시실 안쪽에 전시되어 있는 굽타시대를 대표하는 초전법륜상은 다르마라지카 스투파에서 발굴된 불상으로 두 손을 가슴에 모은 설법인을 하고 있고, 하단에는 최초 다섯 비구와 시주자 한 사람이 조각되어 있다.
* 설법인(전법륜인)은 부처님이 처음 설법할 때의 손 모양으로 부처님의 설법을 상징, 부처님이 짓는 근본 5수인 중 하나. 설법인과 선정인, 항마촉지인, 시무외인, 여원인이 근본 5수인.
그런데 이 초전법륜상이 세계에서 가장 잘 생긴 부처님이란다. 누가 그렇게 맘대로 정했는지도 몰라도, 부처님이 연예인도 아니고, 잘 생기면 남녀 모두 굶어 죽기도 힘들다지만, 좀 어색하네. 성도한 부처님 이미지를 가장 잘 구현한 불상!
부처님 열반 후 500년간은 불상이 없었던 무불상 시대. 스투파나 보리수나무 금강좌가 예배의 대상이었고 불상을 만들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그러다 기원 전후 헬레니즘 영향을 받은 간다라지역(지금의 파키스탄 북쪽 지역)에서 간다라미술이 본격적으로 확산 되면서 불상 제작이 시작된다.
알렉산더의 동반원정으로 들어온 그리스인들이 자신들이 숭배하는 신이나 영웅의 모습을 형상화 시켜 숭배하는 것을 보고 “아하, 이런 방법이 있었구나” 하고 배워서 불상을 조성하게 된 것.
덕분에 간다라 양식은 부처님 형상이 그리스 양식을 따르게 된다. 부처님은 출가 수행자가 되면서 삭발했음에도 불구 불상 머리형태가 소라 모양 나발형상으로 제작된 것도 역시 헬레니즘 영향을 받은 간다라 불상의 형태.
마투라 양식의 인도 불상 - 초전법륜상
한편 그 비슷한 시기에 델리 동남쪽 갠지즈강 중류지역 마투라에서 만들기 시작한 불상은 비교적 인도인 고유의 얼굴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인도인 고유의 얼굴이라니 이해가 안 가는 말. 검은 피부의 드라비다 족부터 이주민인 아리안족까지 워낙 복잡한 인종 구성을 생각하면 뭐가 인도 고유의 형상이라는 거지?
고유 형상이라기 보다는 그 지역에 살았던 인도 사람들의 모습일 수는 있겠지만, 어쨌든 그것이 바로 마투라 양식. 그 당시 석가족은 어느 종족이었을까? 크샤트리아 카스트였으니 아마 아리안족이었겠지, 언어는 지금은 사어가 된 고대 마가다어를 사용했다고 하고.
우다야나왕의 불상 조성
그런데 불상 시작을 꼭 간다라지역이라고 할 수 있을까? 부처님은 자신이 태어난 지 7일만에 세상을 뜬 어머니 마야부인을 제도하기 위해 도솔천으로 올라가 3개월 동안 머물다 돌아온다. 그 때 내려온 곳이 불교 8대 성지 중 하나인 상카시아.
당시 부처님을 그리워하던 부처님 제자 밤사국 우다나야왕(우전왕)은 부처님과 똑 같은 모습으로 상을 제작해 모시면서 그리움을 달래게 된다. 그리고 우다나야왕은 나중에 부처님한테 “참 잘했어요” 라고 칭찬도 듣고. 그러니 부처님이 살아계실 때 만든 우다나야왕 불상이 부처님 실제 형상과 가장 가깝게 조성되었고, 이후 불상 제작 시 그가 만든 불상을 참고하여 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마투라 양식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이후 굽타왕조 시기(320~550년)에 마투라와 간다라 미술 두 가지를 융합하는 불상 형태로 발전된다. 불상 표정이 평온하고 조화로운 분위기로 조성.
* 불상 형태나 체형은 지역에 따라 그 시대 사람들이 선호하는 모습으로 제작된다. 통일신라 시절 석굴암 불상과 후덕한 모습의 조선시대 불상이 차이가 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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