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청화산(970m) 눈꽃산행, 늘재에서 정상 왕복
* 산행일: 2,021년 1월 2일(토), 맑음
* 산행 경로 및 시간: 늘재(9:10)~정국기원단~정상(10:50~11:00)~늘재(12:10), 산행시간 3시간(휴식 20분 포함)
* 산행거리: 5.3km
새해 첫 산행지 청화산(970m), 괴산 청천면, 경북 상주시 화북면, 문경시 농암면 경계에 있는 산. 택리지 저자 이중환이 이 산을 특히 사랑해 자신의 호를 청화산인(靑華山人)이라 하고, “앞뒤편 경치가 기이하고 아름다움이 속리산보다 낫다”고 평했던 명산.
오늘 산행 들머리는 백두대간이 지나는 한강/낙동강 분수령 늘재(상주시 화북면 입석리). 오래 전 백두대간 산행 시 왔던 곳. 그 때는 온 산에 눈꽃이 활짝 피어 말 그대로 동화 속 풍경. 그 환상적인 풍경을 다시 만날까 하는 기대로 새해 첫 산행을 청화산으로 잡았는데, 늘재 오는 길 하얗게 내린 서리를 보면서 잘 하면 눈꽃산행이 되겠다 기대.
늘재에는 주차장이 없어 갓길에 주차하고 산행 출발. 오늘은 늘재에서 백두대간 길 따라 정상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 들머리 이정표를 보니 정상까지 2.6km.
청화산 최단코스는 이곳 늘재가 아니고, 문경 원적사에서 오르는 코스(왕복 3.2km 정도)
백두대간 늘재 표석과 성황당 한 장 담고, 눈이 소복하게 쌓인 청화산 숲으로 들어선다. 늘재에서 청화산 오르는 길은 가볍지 않다. 잠시 숨 돌리면 다시 가파른 오르막길의 반복.
늘재(고도 380m)에서 정상까지 2.6km 거리에 거의 600m 정도 표고차를 극복해야 한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것. 게다 까탈스런 암릉지대가 제법 있어 눈 쌓인 겨울에는 시간이 더 걸리기 마련.
눈길이 미끄러워 곧 아이젠을 꺼낸다. 잠시 오르자 암릉지대, 바위 길 시작. 암릉길 오르니 정국기원단 비석이 있는 곳, 비석 뒤로 장쾌한 속리산 주능선이 펼쳐진다. 멋진 조망터
그런데, 정국기원단은 좋은 의미로 세웠을 텐데, 정국(靖國)은 일본어로 기분 더러운 바로 그 야스꾸니. 정당한 절차를 거친 검증된 내용일 거라고 믿는다만, 이 사회 상식적인 일만 일어나는 사회는 분명 아니니까...
조금 올라가니 좌측 나뭇가지 사이로 청화산 정상부가 살짝 모습을 보인다. 정상 부근에는 기대대로 눈꽃이 활짝 피었는데, 올라가면서 보니 눈꽃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 눈꽃 다 녹겠네, 걱정된다!
로프가 있는 가파른 바위벼랑 길. 하산하는 여성 분, 스틱을 아래로 던지더니 장갑까지 벗어 던지고 진땀을 빼며 내려온다. 길이 미끄러우니 조심조심. 하산할 때가 더 어려울 텐데 슬그머니 걱정이 되네.
정국기원단 지나며 부부 한팀 내려갔고, 이번 여성 한분, 그러더니 5명이 한꺼번에 내려온다. 뒤에 다시 부부 한팀, 총 4팀 하산. 벌써 하산이라니, 모두 동네 분들도 아닐 거고 엄청 부지런한 분들이네.
내가 늘재 도착했을 때 갓길에 차량 4대가 주차되어 있었고, 나를 추월해 간 사람도 없으니 당분간 청화산 주능선과 정상은 혼자 독차지.
능선이 좌틀하면서 길은 잠시 부드러워진다. 이제 정상은 지척.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청화산 정상부. 바위지대 지나면서 시야가 조금씩 트인다.
정상 바로 못 미쳐 눈꽃잔치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정상 있는 곳은 눈꽃이 다 지고 정상 우측은 아직 눈꽃이 남아 있는 것. 환상적인 눈꽃 풍경을 한참 즐긴다.
곧 정상 직전 헬기장에 올라서고, 앞에 보니 정상 우측으로 역시 눈꽃 잔치. 정상은 사방이 막혀 조망이 어렵고 이곳 헬기장이 조망터. 시원하게 트이는 풍광, 일품이다.
남쪽으로 우복동천이 펼쳐지고, 대간에서 동쪽으로 가지 친 시루봉 능선이 가깝게 보인다. 시루를 엎어 놓은 것 같은 형상이라 시루봉, 일명 찌찌봉.
서쪽 속리산 연봉들이 장쾌하고, 천왕봉 좌측 뒤로는 구병산과 형제봉. 이어서 남쪽으로 청계산과 도장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 청화산도 명품 조망지.
헬기장에서 2~3분 오르면 좁은 바위봉 청화산 정상. 정상석 청화산 글자가 ‘겨울에도 푸르게 보인다는 푸른 꽃 ’청화산답게 푸른 색이다.
늘재에서 정상까지 2.6km, 1시간 40분이나 걸렸다. 급경사에 암릉지대가 많아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다 눈까지 쌓여 있으니 조심조심 진행.
눈 쌓인 정상에서 잠시 쉬다 하산 길, 늘재로 간다. 조항산으로 가면 딱 좋은데, 늘재 차량 회수가 지난한 일이 될 테니 그냥 늘재 원점회귀.
이제부터는 올라오는 산객들이 계속 이어진다. 100대 명산이고, 연초 주말이니 등산객이 제법 있는 것. 하긴 전에 왔을 때 단체산행객들이 한꺼번에 몰려 좁은 정상부가 꽉 찼었는데, 그것에 비하면 너무 한산한 것. 한 아주머니, “정상이 저기예요?” “바로 저거지요?” 하고 계속 말을 건넨다. 요즘은 마스크 안 쓰고 말 거는 것 반갑지 않소.
늘재로 내려와 청화산 산행 완료. 정상에서 1시간 좀 넘게 걸렸다. 오늘은 칠보산도 다녀갈 예정이라 칠보산 들머리 쌍곡 떡바위(괴산 청천면)로 간다. 늘재에서 떡바위까지 40분 소요.
'산행 기록 > 100대 명산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대 명산] 백덕산, 비네소골에서 최단코스로 (0) | 2021.01.29 |
---|---|
[100대 명산] 괴산 칠보산, 떡바위에서 정상으로 (0) | 2021.01.19 |
[100대 명산] 문경 조령산, 이화령휴게소에서 최단코스 산행 (0) | 2020.12.15 |
[100대 명산] 문경 주흘산-문경새재를 품은 문경의 진산 (0) | 2020.12.15 |
[100대 명산] 경주 토함산, 석굴암주차장에서 최단코스 산행 (0) | 2020.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