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속리산(1,058m), 가파른 너덜길 도화리 천황사코스로 정상 왕복, 속리산 천왕봉 최단코스
* 산행일: 2021년 2월 22일(월), 흐림
* 산행 경로 및 시간: 천왕봉유료주차장(13:23)~너덜길~형제봉3거리(14:50~15:00)~정상(15:25~15:40)~주차장(16:58)
<산행시간 3시간 10분, (휴식 등 25분 별도)>
* 산행거리: 왕복 6.1km (14,657보)
구병산 짧은 산행 마치니 12시 반, 혼자 구병리까지 2시간 반을 운전해 왔는데 2시간 반 산행하고 그냥 가기엔 뭔가 손해 보는 느낌이라, 결국 ‘하나 더’로 낙찰!
묘봉 갈까 속리산 갈까 잠시 저울질하다 아직 미답지인 묘봉은 나중 시간여유를 갖고 오르기로 하고 속리산으로 결정, 가까운 도화리 천황사로 간다. 구병리에서 천황사까지는 20분 정도 소요.
국립공원 속리산은 충북 보은과 경북 상주 경계에 있는 산. 최고봉 천왕봉을 비롯해 8개 봉우리와 문장대 등 8개 대가 있고, 경관이 빼어나 제2금강, 소금강이라고도 부른다.
중2 때 수학여행으로 처음 와서 문장대까지 올랐고, 그 이후에도 이런저런 인연으로 여러 번 왔던 곳. 산행은 주로 법주사나 화북분소 기점으로 올랐고, 도화리 윗대목골 천황사 코스는 오늘 처음 가보는 곳.
네비에 '도화리 천황사' 입력하고 가다, 천황사 입구(삼거리)에서 천왕봉유료주차장 표지판 따라 우틀해 대청사 옆 주차장(주차료 5천원)에 주차. 주차장 나와 계곡 옆 포장로가 천왕봉 가는 길.
주차장 나와 임도 따라 오른다. 입구에 안내도가 있고 계곡 옆 넓은 임도를 따라 가는 길.
들머리 안내도를 보니 형제봉 갈림길 안부까지 2.1km(2시간), 안부에서 정상 0.6km(20분). 정상까지 편도 2.7km, 2시간 20분 걸리는 천황봉 최단코스. 하지만 만만치 않은 거친 코스이기도 하다.
넓은 임도를 걷는데 주황색 바탕에 진갈색 무늬가 있는 나비 한 마리가 나풀나풀 내 주변을 계속 맴돈다. 아직은 날씨가 쌀쌀한데 이렇게 일찍 예쁜 나비와 조우, 저 나비는 혹시 나와 인연 있는 나비일까.
나중 나비 이름이 궁금해 인터넷을 뒤졌는데 찾기 쉽지 않았다. 결론은 '이른 봄을 알리는' 네발나비. 번데기가 아닌 나비 상태로 낙엽 속에서 월동을 해 날씨가 따뜻해지면 바로 나올 수 있는 것.
박석 갈린 길 지나니 나무다리 나오고, 이정표(천왕봉 1.6km, 도화리 1.1km). 여기까지는‘아니 벌써 1.1km를 왔다고?’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쉽게 오는 것. 하지만 이제 짧은 너덜지대 지나고 곧 가파른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가파른 오르막길 지나면 좌측에 바위들이 쏟아져 내려와 만든 너덜겅이 보인다. 이제부터 가파른 너덜 길 걷는 것. 이 너덜 길은 형제봉3거리 안부 가까이 갈 때까지 계속된다.
앞에 일가족인지 4명 팀이 내려오는데, 젊은 여성분 거친 돌길에서 “이런 데 다시 오고 싶지 않아” 거의 비명소리. 나도 이런 거친 너덜길 다시 걷고 싶지 않다.
차라리 법주사에서 세조길로 시작해, 수려한 경관 구경하면서 문장대 거쳐 속리산 주 능선 걷는 게 훨 낫지, 이런 최단코스는 정말 사양.
형제봉3거리(해발 927m) 백두대간 길 합류. 여긴 오래 전 백두대간 산행 시 형제봉에서 천왕봉 가면서 지나갔던 곳. 주차장에서 2.6km를 왔다.
천왕봉은 0.6km 남았는데 여기부터 가파른 난코스. 안내도구간별 난이도 표시를 보니 속리산 전 구간에서 이곳만 검은색(매우 어려움) 여기서 한참 숨 돌리고 간다.
천왕봉 가는 길. 가파르고 거친 길이 계속 이어진다. 군데군데 빙판도 숨어 있어 조심조심 진행. 관목 숲이 나오면서 시야가 트이기 시작한다. 한남금북정맥 등로 방향 출입금지 안내판 지나면 곧 정상 천왕봉.
정상 천왕봉(1,058m), 문장대(1,054m)보다 4m 가 더 높아 속리산 최고봉. 주차장에서 천왕봉까지 너덜길 넌더리를 내며 3.03km(이정표는 2.7km)를 2시간 걸려 올라왔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산행객은 전혀 없이 텅빈 정상. 미세먼지가 심해 조망이야 그리 좋진 않아도 그래도 사방으로 펼쳐지는 시원한 풍광이야 어딜 가랴. 정상에서 조망 즐기며 한참 쉬다 간다.
북쪽 문장대 방향 속리산 주 능선이 화려하다. 세 번만 오르면 극락에 간다는 문장대는 암봉이 볼록 솟아 있어 구분이 쉽고, 그 좌측에는 관음봉. 주능선 뒤로 괴산의 산군들이 펼쳐져야 하는데 오늘은 딱 주능선까지만 허용.
이제 하산길, 내리막길이니 그리 힘들지 않게 내려갈 수 있을 것. 형제봉3거리 지나 너덜길 지나고, 가파른 내리막길. 임도 내려와 주차장 도착. 왕복 6.1km, 3시간 반 걸린 산행 종료.
귀경 길, 신라 헌강왕 때 고운 최치원이 법주사 일대를 둘러보고 지은 시를 떠올린다.
(백호 임제 시라고도 하는데 뭐 별로 상관 없는 일이고)
道不遠人 人遠道 (도는 사람을 멀리 하지 않는데 사람은 도를 멀리하고)
山非離俗 俗離山 (산은 속세를 떠나지 않으나 속세는 산을 떠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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