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보아도 장엄한 설악을 다시 찾아서
* 산행지: 설악산(1,708m)
* 산행일: 2006년 8월 25~26일(토), 흐리고 비 약간
* 산행경로 및 시간
오색매표소(2:50)~설악폭포(4:30)~제2쉼터(5:40~5:55)~대청봉(6:50~7:30)~중청휴게소(7:30~09:00)~소청봉(9:19)~희운각대피소(10:30~10:50)~계곡 및 양폭휴게소 휴식(11:50~12:40)~문수담(14:22, 비선대 0.6Km)~ 비선대(14:30)~비선대 지나 음식점(14:45~16:10)~매표소(16:50)
- 총 산행시간 14시간 (휴식 등 제외한 순 산행시간은 9시간)
* 교통: 대절버스 이용, 잠실에서 밤 10시50분 출발, 영동고속도로 현남IC거쳐 양양, 오색 도착(2시40분) 2시50분부터 산행 시작
오늘 산행 모임은 회사 동료와 센터 사장 등 총 16명. 산행 경험이 별로 없는 한 사람에게 농담 비슷하게 '설악산에나 갈까?' 했던 것이 결국 금요일 밤 무박산행을 떠나게 된다. 그런데 오늘 처음으로 등산화를 사 신은 사람이 몇 명이지? 새 신을 신고 팔짝 뛰며 산행을, 그것도 설악을? 함께 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산행 초보자이니 마음 한 켠으로 제대로 산행이 될까 걱정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쉬면서 널널하게 가면 되겠지 하고 짐짓 여유를 부려 본다.
오늘 일행 중 대청봉에 다녀온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꼼짝없이 오늘은 내가 가이드 역할을 해야 한다. 모두들 들뜬 기분. 자신을 비우고 그 넉넉한 대자연의 품에 안기는데 어찌 즐겁지 않을까?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져 마음이 심란스럽고 맥주 한 잔 마시고 잠을 청하나 잠이 오지 않는다. 양양을 거쳐 오색으로 향하는 44번 도로는 지난 수해의 여파가 아직도 남아 길이 여기저기 패여 있고 엉망이다. 한계령 코스가 개통되었으면 한계령으로 올라가 오색과 설악동으로 하산하는 2개 팀으로 나누면 좋을 텐데 아쉽게도 아직 한계령 코스는 출입금지 상태고 오늘은 오색으로 올라가 설악동으로 하산할 계획.
오색에 도착하여 등산 준비를 하고 남설악매표소를
계곡 물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는가 싶더니 1시간 40분만에 설악폭포 도착, 정상까지는 2.7Km가 남았다. 설악폭포에서 잠시 휴식. 앞에 서너 명이 올라갔고 계속 기다려도 후미는 올 생각을 안 한다. 오늘은 정말 널널한 휴식을 하며 진행할 것 같은 느낌. 허긴 속도 경쟁하는 것도 아닌데 빠른 산행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폭포를 지나
설악폭포에서 한 시간 정도 걸었을까 제2쉼터에 도착한다. 이제 정상까지는 1.3Km. 후미를 기다리며 쉬고 있는데 올라오는 사람이 없다. 10분 넘게 쉬다가 다시 출발, 다시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해 배낭에 배낭커버를 씌운다. 등로 주변에 조금씩 보이는 야생화들, 투구꽃은 이제 막 피려고 하고 있고 흰진범, 모싯대, 둥근이질풀은 한창이다. 대청봉이 가까워 지면서 숲은 작은 관목지대로 변하고 그 주변엔 온통 야생화의 천국, 곱고 화려한 산상화원이 펼쳐 진다.
산오이풀과 둥근이질풀은 지천이고 모싯대, 잔대, 진범, 청초한 산구절초, 투구꽃, 천궁 각양각색의 들꽃들이 저마다 그 맵시들을 자랑하니 꽃 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눈을 떼지 못한다. 정상에는 꼭 4시간이 걸려 도착, 여유 있게 휴식한 시간을 빼면 3시간이 조금 더 지났을 것 같다. 비선대 8km, 설악동까지 11Km의 거리. 이미 올라와 있는 선두는 3시간 만에 올라왔다는데 너무 추워 얼어 죽는 줄 알았다고 엄살이다. 하기야 차가운 비바람이 몰아치니 정상에서 기다리는 것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먼저 올라온 6명이 언제 올라올 지 모르는 후미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
<대청봉 이정표>
설악의 주봉이자 최고봉인 대청봉, 주변은 온통 구름으로 덮여 있고 사람들로 복잡하기만 하다. 정상에서 40분간 비를 맞으며 후미를 기다리다 중청휴게소로 향한다. (중청까지 0.6Km) 중청휴게소로 향하는 길, 주변은 온통 야생화 천지, 산오이풀과 산구절초가 가장 많고 게다 그 귀한 금강초롱까지 반겨 준다. 항상 신비로운 눈잣나무까지……
중청휴게소에서 아침으로 컵라면을 사려니 이제 안 판단다. 결국 주변 사람들한테 국물을 조금 얻어 김밥을 간신히 먹고 후미를 기다리나 소식이 없다. 날이 맑으면 중청휴게소 앞에서 보는 조망이 장엄할텐데 오늘은 주변이 온통 구름으로 덮여 중청은 산이 아니라 바다 속에 떠 있는 외로운 섬이다. 식사 하고도 한참을 기다리는데 그제서야 후미가 중청에 도착. 아침식사를 널널하게 하고 하산 방향에 대해 의견을 들어 보니 모두 설악동으로 하산한단다.
급경사 길을 한참을 내려가는데 조금씩 날이 개면서 그 장엄한 설악의 속살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계획보다 산행시간이 길었던 하루, 그래서 더 편하게 산행을 했을까? 기대로 설레게 하던 설악은 또 다시 그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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