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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북정맥] 노채고개에서 화현고개까지 (운악산 구간)

카페인1112 2006. 12. 10. 22:00

[한북정맥} 노채고개~화현고개

- 칼날처럼 차가운 북서풍을 뚫고 운악산으로 

 

* 산행지: 한북정맥 운악산 구간(노채고개~원통산~운악산~봉수리)

* 산행일자: 2006년 12월 3일(일) 날씨 추움

* 산행경로 및 시간: 청계약수 지나 노채고개 들머리(09:15)~원통산(9:47~10:07) ~우회로 갈림길(12:34)~정맥합류(13:10)~아가바위(13:15~14:07 식사 후 출발)~서봉(14:16~20)~동봉 (14:27~32)~갈림길(14:37)~남근석촬영소(14:40)~절고개(14:50)~갈림길 사거리(15:00) ~ 철암재(15:08)~아가봉 갈림길(3:22)~649(15:30)~군부대 철조망(15:50)~47번 구도로(15:50)

* 총 산행시간 6시간45(널널한 중식 및 휴식 1시간 50분 포함)

 

* 교통: 47번 도로 이용 포천군 일동면에 차량 주차 후 택시로 노채고개 이동(7천)

          봉수리에서 일동택시 이용 일동으로 이동(2만원)

 

 

 

 오랜만에 운악산을 다시 찾는다. 원래는 홀로 산행을 계획했으나 어제 결혼식 참석자리에서의 갑작스런 의기투합으로 5명으로 불어나 영하 11도의 차갑고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 47번 도로를 타고 일동으로 향했다. 오늘 산행지인 운악산은 가평군과 포천군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경기 5악 중 하나이고, 원래는 현등산이라고 불리웠으나 주봉인 망경대의 모습이 구름을 뚫고 높이 솟았다 하여 운악산이라 했다고 한다. 가평의 현등사 방향이나 포천의 운주산 방향에서 주로 오르나 오늘 코스는 일동의 노채고개에서 한북정맥 길을 따라 운악산을 거쳐 봉수리로 내려 올 계획. 전에는 이른 봄날 하판리(현리에서 387번 도로 이용 운악산/현등사 입구) 들머리에서 현등사를 거쳐 병풍바위 쪽으로 하산한 적이 있었다.

 

항상 붐비던 47번 도로가 추위 탓일까 한산해 상일IC에서 한 시간이 채 안되어 일동에 도착한다. 차량을 길가 주차장에 주차하고 택시로 노채고개로 이동(387번 도로)한다. 청계약수를 지나 한창 도로공사 중인 고개 정상을 조금 지나 차를 내려 들머리를 찾아 두리번거리니 공사중인 중장비 기사가 들머리를 알려 준다. 오른쪽으로 올려다 보니 가파른 절개지 위로 표지기들이 잔뜩 붙어 있다(9시15). 공사중인 급경사 절개지를 기어 올라 배수로를 따라 우측으로 몇 분 진행하니 좌측 숲으로 이어지는 등로가 나타난다.

 

       <절개지를 올라간 들머리, 배수로를 따라 우측으로 이동하면 좌측에 등로>

 

초반부터 사납게 부는 매운 바람, 그리고 산 허리에는 흰 눈이 제법 쌓여 있다. 오늘 산행은 낙엽과 흰 눈을 함께 걷는 운치 있는 산행이 될 것 같은 느낌. 잠시 순하던 등로는 제법 경사가 급하게 변하고 등로에는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조금씩 쌓여 있는 눈과 섞여 제법 미끄럽다. 주변 옷 벗은 겨울나무 가지들은 황량한 겨울 풍경을 연출하고, 버리지 못하는 현실의 무게 탓일까 마음 속 역시 차가운 바람이 불어 간다. 초반부터 선두와 후미 간격이 계속 벌어지기만 한다.

 

15분이 채 안되어 첫 봉에 오르고 20분 정도 지나 원통산 정상으로 생각되는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에 도착한다. 뒤로 청계산과 그 뒤 한북의 연봉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후미를 기다리느라 여기서 한 20분 지체. 이제 노채고개로 가는 길. 등로는 진달래 나무가 좌우로 호위하듯 버티고 있으니 봄철 이 길을 걷는다면 얼마나 환상적인 꽃 길이 될까? 새 봄을 기다리는 작은 꿈. 산다는 것은 크고 작은 꿈과 바램의 연속이어야 한다. 꿈을 잃고 산다는 것만큼 힘들게 하는 것도 흔치 않을 텐데 지금 나의 모습은 어디인가? 사라진 꿈과 허허로운 마음은 비례하는지도 모른다. 바람이 차가운데도 경사가 급해서인지 땀이 난다. 재킷을 벗고 진행. 간간히 멀리 보이는 운악산은 눈이 잔뜩 쌓여 있다. 거기다 계속 불어오는 북서풍은 오른쪽 볼을 얼얼하게 할 정도로 맵다.

이 추운 계절에 무엇을 찾아 산으로 온 것인지 자문해 본다. 항상 경이로운 숲 속에서 허허로운 마음을 달랠 것인가 아니면 정신적인 만족인가?

 

원통산에서 채 20분이 안 되어 노채고개 안부 사거리에 도착하고 다시 몇 개의 봉우리와 솔숲을 지나 계속 진행한다. 다시 급경사 길을 올라가니 둔덕 같은 봉우리가 있고 좌측 전망대로 가니 동쪽으로 화악 명지 그리고 연인산까지 후련하게 조망이 트인다. 이곳에서 막초 한잔 하면서 후미를 기다리며 20분 가까이 휴식.

 

    <명지 화악산의 전경>

 

운악산이 점점 더 가까워 진다. 안부를 거쳐 계속 진행하니 12시경, 이제 서서히 암릉지대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기둥바위 같은 기묘한 모양의 바위지대가 나타나고 바위 위에 소나무가 그림 같이 아름답고 주변 조망이 후련하다. 후미를 기다리다 그냥 출발하는데 계속되는 암릉길은 제법 미끄러운 데다 손 잡을 곳이 마땅치 않은 곳이 있어 조심해서 내려와야 한다. 조금 더 진행하니 고사목이 멋지게 솟아 있다. 우측 길은 천길 절벽이고 좌측은 급사면으로 길이 미끄러울 경우 조심해야 할 것 같다.

 

 

 

고사목이 있는 곳에서 5분 정도 지나니 그 유명한 암벽구간인 병풍바위 지대가 나타난다. 그냥 직진하면 안전장비가 필요한 위험한 암릉지대이고 우측으로 우회로가 있다. 잠시 후미를 기다리다 먼저 출발하기로 하고 우측에 잔뜩 매달려 있는 표지기를 보고 급경사 내림길을 내려 간다. 잠시 내려온 후 등로는 다시 좌측으로 올려 쳐야 하고 급경사에 낙엽은 수북하고 눈까지 살짝 덮여 있어 아주 위험한 길이다. 좌측 암벽이 바로 그 악명 높은 병풍 바위. 보조 자일을 준비해야 직벽을 내려 올 수 있다고 한다. 다시 낮은 둔덕 같은 곳에 올라서서 후미를 한참 기다려 길을 알려 주고 다시 능선에 올라타 원래의 정맥과 합류한다.

 

     <병풍바위 암릉지대, 우측에 우회로>

 

능선을 따라 걸으니 곧 추모비석이 있는 애기봉이 나타나는데 애기봉은 봉우리가 아니라 거대한 바위이다. 아기 모양이 아니라 꼭 근석 같은데 왜 아기봉이라 했을까? 운주사 쪽에서 올라왔는지 이제야 등산객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애기봉에서 잠시 쉬다 운주사 갈림길로 내려 갔는데 바람이 더 심하게 불고 엄청 춥다. 점심 자리를 찾아 아기봉 쪽으로 다시 돌아와 등로 옆에 자리를 펴고 식사 준비를 한다. 후미를 한참 기다려 점심을 먹는데 날씨가 너무 추워 덜덜 떨릴 정도고 눈 바닥이 너무 차갑다. 그런데도 휴식과 식사하는데 50분 가까이 걸렸다.

 

   <애기봉>

 

2가 넘어 운악산을 향해 출발, 운주사 갈림길을 지나 가파른 길을 올라치니 운악산 서봉이다. 서봉 정상석이 있고 앞에 동봉이 빤히 보인다. 동쪽 능선 길을 따라 운악산 정상인 동봉(945m)에 도착. 정상석과 이정표가 있는 널찍한 동봉에는 눈이 잔뜩 쌓여 있고 역시 주변 조망이 후련하다.

 

 

      <산행을 함께 한 일행들 - 마음이 따뜻했던~>

 

5분쯤 정상에서 머무르다 남쪽 통나무 계단 길을 내려가니 현등사로 하산할 수 있는 갈림길이 나오고 곧 남근석 촬영소이다. 좌측 산 사면에 남근석이 보이고 촬영소에서 5분 정도 지나면 절고개가 나온다. 절고개는 현등사와 대원사 갈림길이고 아기봉 2.2 Km 표시가 있다. 일행 중 3명은 대원사 방향으로 하산하기로 하고 둘이서 원래 계획대로 정맥 길을 따라 간다.

 

     <남근석>

 

잠시 내리막 길을 거쳐 3 철암재에 도착(아기봉 3Km, 운악산 0.66 Km, 대원사 2.9 Km). 20분 정도 지나니 아가봉 갈림길인 전망대가 나오고 좌측으로 아가봉과 흉물스런 채석장 모습이 보인다. 하산로는 우측 급경사길. 경사 길을 내려오니 헬기장이 있고 제법 위험한 암릉길이 나온다. 이후 낙엽 쌓인 좁은 길을 걷다가 몇 분 후 다시 갈림길을 만나 우측 봉우리로 올라 섰다가 내려서는 길이 제법 가파르다. 능선의 줄기는 군부대로 이어져 군부대 철망을 따라 내려 오니 4 거의 다 되어 47번 구 도로로 내려 선다.

구도로에서 도로를 따라 좌측으로 이동하니 군부대가 있고, 일동 택시를 불러 일동으로 돌아가 차량을 회수하고 귀로에 오른다.

 

    <봉수리 날머리>

 

한북정맥 중 운악산 구간이 가장 위험한 구간이라는데 일부 암릉지대를 제외하고는 등로가 편하고 특별히 길 찾기가 어려운 구간도 없다. 암릉지대도 조금만 조심하면 그리 무리가 없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