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가슴 설레는 산줄기를 따라~
* 산행지: 한북정맥 광덕고개에서 도성고개까지
- 백운산(904m), 도마치봉(937m), 신로봉(999m), 국망봉(1,168.2m), 개이빨산(견치
봉, 1,120m), 민둥산(민드기봉, 1,023m)
* 산행일:
* 산행 경로 및 시간: 광덕고개 매표소(
<총 산행시간 7시간 50분, 휴식 등 포함>
* 산행거리 21.1km
(광덕고개→3km←백운산→2km←도마치봉→5.29km←신로령→ 2.47km←국망봉→1.3km←개이빨산→1.7km←민둥산→2.55km←도성고개→2.7km←연곡리)
* 가는 길: 47번 도로 이용, 포천 이동 지나 화천 방향, 광덕고개에 주차
어제 늦은 퇴근이 오늘 아침 늦잠으로 이어져
오늘 산행은 광덕고개에서 출발 한북정맥 마루금을 타고 국망봉을 지나 강씨봉까지 가는 것인데 시간상 무리가 될 것 같다. 오늘의 일정이 만만치 않고 체력이 견뎌줄까, 허리에 무리가 오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하긴 어떠랴, 안되면 도중 포기하면 되지. 그래서 도중 탈출로가 많은 이 구간을 선택한 거니까. 시간이 안될 경우는 강씨봉은 포기하고 도성고개에서 연곡리 제비울로 하산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47번 도로를 타면 주변에 볼거리, 즐길거리들이 다양하다. 동구릉을 시작으로 밤섬유원지, 베어스타운 스키장, 광릉에 철마산, 서파검문소를 지나면 운악산과 연인산 그리고 아침고요수목원 표지판이 보인다. 광덕고개까지 17번 도로를 가운데 두고 좌우로 죽 열병하듯 늘어 선 거대한 산줄기들도 만만치 않다. 오늘은 우측에 보이는 한북정맥을 타는 것.
<산행지도 - "한국의 산하"에서>
20분 정도 지나니 첫 봉우리, 뒤쪽으로는 광덕산, 앞으로는 백운산이 누렇게 물든 모습으로 다가온다. 경사가 급한 길을 오르니 이정표(광덕고개 2.5Km, 백운산 0.5Km)가 있고, 철 없는 진달래가 꽃을 잔뜩 피우고 있다. 계절을 잘못 알고 나온 진달래 꽃잎이 예쁘기보다는 추레해 보인다. 때를 맞추지 못한 것은 역시 귀하기는 할 망정 아름답지는 않다.
광덕고개에서 거의 한 시간이 걸려 백운산 백운봉(904.4m)에 도착. 백운봉은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과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경계가 된다. 작년에 왔을 때와는 달리 사람이 산행객들이 전혀 없고 고적하기만 하다. 그동안 주변 관목들을 벌채해 사방으로 시야가 트이면서 조망이 좋아졌다. 이정표를 보니 광덕고개에서 3km를 왔고, 좌측이 삼각봉(1.0km) 직진은 흥룡사(3.8km) 방향이다. 쉬면서 조망을 즐기다
삼각봉으로 가는 길은 걷기 좋은 평탄한 비단길이다. 우측에 보이는 세 개의 봉우리가 삼각봉, 도마치봉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주변에는 고비가 온통 갈색과 회색빛 산에서 도드라지게 푸른 빛을 뽐내고 있다. 백운봉에서 15분 정도 걸려 삼각봉을 지나고 군작전용 굵은 로프가 매달려 있는 급경사길을 내려 간다. 곧 헬기장인 도마치봉(937m) 도착. 도마치봉은 ‘명성산에서 왕건에게 패한 궁예가 도망하는 도중 이곳 길이 너무 험해 말에서 내려 도망갔다 하여 도마치라 했다’ 한다.
이정표를 보니 지나온 길 백운산 2.0Km, 우측 흥룡봉 2.5 Km, 직진이 내가 갈 국망봉이다. 앞부분에 국망봉이 또렷하게 솟아 있고 그 우측으로 수려한 가리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좌측(남남동)으로 화악산, 석룡산 그 옆에 명지산이 조망된다. 아마 오늘 산길이 조망은 최고가 아닐까 기대가 된다.
도마치봉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부부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올라와 이것 저것 말을 건넨다. 도성고개까지 간다고 하니 거리가 쉽지 않다고 느끼나 보다. 잠시 얘기를 나누다가 국망봉 방향으로 출발. 그런데 꼭 하산하는 것처럼 계속 내리막 길이다. 곧 우측에 작은 샘이 있는데 비가 와서인지 물이 탁해 마시기는 곤란하다. 오늘 가는 능선에서 유일한 샘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 것 믿고 물 준비가 부족한 사람들은 곤란하겠다. 곧 우측에 수려한 바위봉우리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방화선 구간으로 접어 들어 조망이 좋은 헬기장 봉우리(국망봉 6.09 Km, 도마치봉 1.67km)에서니 산 사면 회색빛 바위 절벽이 푸른 소나무, 오색 단풍과 어우러져 늦가을 정취를 멋지게 담아낸 한 폭의 산수화가 된다. 국망봉 4.97 Km 이정표를 지나니 주변은 온통 억새 밭. 은빛 억새들이 가을햇살 아래 속살거리는 듯 포근하게 다가온다. 삼각점 봉을 지나
그 사람들이 너무 시끄러워 거리를 두고 갈 생각으로 더 쉬다 보니 한참 지체가 되었다. 이제 국망봉으로 출발. 조망이 좋은 헬기장(국망봉 2.87km, 도마치봉 4.89km 표시)을 지나 4거리 갈림길에 도착. 이정표를 보니 직진 국망봉 2.47km, 좌 도마치 5.29km, 우측 휴양림 2.5km, 뒤로 신로봉. 그러니까 조금 전 우회해서 온 길이 신로봉이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뒤로 돌아 신로봉을 오른다. 새길령이라는 119 표시판이 나오고 곧 정상, 바위 봉우리 정상은 소나무와 진달래 나무가 우거져 있고 사방으로 후련하게 펼쳐지는 산군들이 장관이다. 신로봉에서 내려와 다시 안부 사거리를 거쳐 국망봉 방향으로 진행. Y자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우회하고 헬기장을 지나니 다시 헬기장, 이제 국망봉이 앞에 보인다. 이정표는 국망봉 1.02km
내리막 길을 지나 급경사 길을 오르니 다시 헬기장, 이제 국망봉이 가깝게 다가온다. 광덕고개에서 5시간 걸려 늦가을 오후의 햇살이 따스한 해발 1168.2m 경기3봉인 국망봉 도착. (경기 1봉 화악산 1,468m, 명지산 1,267m)
궁예의 한이 서린 국망봉은 수도권 인근 산 중 최고의 조망을 자랑하는 곳. 북으로 광덕산에서 회목봉을 지나 흐르는 한북정맥 줄기들, 남으로는 오늘 갈 개이빨산부터 운악산까지, 서쪽은 명성산 방향이다. 동쪽으로는 오늘 산행 내내 즐거움을 주는 화악산, 명지산 줄기들… 하지만 여유 있게 조망을 즐기기에는 갈 길이 멀다.
헬기장을 지나 나오는 이정표를 보니 직진 개이빨산 1.1km, 좌측으로는 적목리 하산길(3km)이다. 국망봉에서 40분 가깝게 걸려 이정표(민둥산 1.7km)가 있는 개이빨산(견치봉)을 지난다. 이름이 특이한 개이빨산(견치봉)은 산 능선이 개 이빨 모양이라는데 난 전혀 모르겠다. 이제 다리도 아프고 지루한 길. 민둥산 0.5km 직전 주변은 산불이 났었나 보다. 그래도 능선 좌우로 보이는 단풍은 아직 고운 빛이다. 이제 부쩍 차가워진 바람을 느끼며 이정표가 있는 넓은 공터인 민둥산 정상(1,023m) 도착.
이제 도성고개 방향(2.55km)으로 출발. 어둡기 전에 하산하려면 이제 서둘러야 할 상황. 능선 길이라도 크고 작은 오르내림은 당연한 것. 그런데 이 당연한 것이 사람을 꽤나 지치게 한다.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이제 저녁 어스름, 이 때가 외로움과 두려움의 원초적 감정이 슬며시 솟는 때. 민둥산에서 50분 걸려 이정표가 있는 도성고개에 도착. 좌측이 논남기 방향, 직진은 강씨봉(1.54km)이다. 강씨봉이야 지척이지만 이제는 하산해야 할 시간. 어둠이 내리는 우측 방향으로 내려선다.
꽤나 가파른 길, 게다 낙엽까지 수북하게 쌓여 죽죽 미끄러지며 내려간다. 가파른 길을 내려가니 평탄한 길로 이어지는데 이제는 숲에 어둠이 내려 깜깜할 정도다. 멀리 짐승 울음소리까지 들리고 소나무 숲이 무서워 보인다. 서둘러 내려가니 드디어 민가가 보인다. 여기가 불당계곡. 밭둑을 지나며 밭을 정리하고 있는 사람에게 미안하다는 인사를 건네니 “예, 늦으셨네요” 하며 인사를 받아 준다. 구담사 입구와 군부대 포장도를 지나 연곡리 제비울 47번 도로에 도착, 산행 완료.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 광덕고개로 돌아가 귀경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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