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했던 오대산 단풍 산행
산행지: 오대산 비로봉(1,563m)
산행일: 2003년 10월 3일
숲에 오는 가을의 진객을 먼저 보고 싶어 3일 연휴의 첫날 오대산을 향해 출발. 가까운 곳에서는 아직 가을을 제대로 느낄 수 없지만 오대산에서는 그 고운 빛들을 만날 수 있을까? 고운 자태를 기다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마음은 벌써 오대산에 가 있다.
4시간 조금 더 걸려 오후 1시 오대산 월정사 입구에 도착.
오대산은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산, 가을의 단풍과 겨울의 하얀 설화가 환상적이라고 한다. 장엄한 산세와 함께 세련미까지 있는 산, 월정사 입구에서 상원사까지는 8.8Km. 그 사이 수려한 전나무 숲길의 아름다움과
선명한 단풍 속에 가을의 차가운 바람이 불어 온다. 위로 올라갈수록 단풍 빛들이 더 진하고 고운 빛을 자랑하고 있다. 멀리 보이는 산들의 모습이 한없이 그냥 곱고 자연이 아니면 만들어 낼 수 없는 풍경을 그리고 있다. 오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 노랗고 주황색 빛의 단풍 속에 점점이 박혀 있는 붉은 빛과 전나무의 푸른 빛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45분 적멸보궁 못 미쳐 샘, 이름하여 용안수이다. 적멸보궁의 형국이 용의 머리라고 하니 그래서 용안수인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명당이기도 하고 우리나라 5대 보궁 중 하나인 적멸보궁에 도착 참배를 한다. 선덕여왕 시절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얻어 봉안하게 된다. 후일 문수보살을 친견하기 위해 문수석상에 7일 기도를 하여 문수보살이 나타났으나 알아보지 못하고, “아상이 있는 자가 어찌 나를 보랴”라는 말만 전해 듣게 된다.
30분 정도 정상에 머물면서 주변 경관을 조망하다가 하산, 내려오면서도 장엄한 가을빛 고운 자태에 넋이 빠질 정도이고 이런 좋은 시절 인연을 만난 것이 다행이다. 이곳에서는 다른 상념들에 빠질 필요 없이 생각이 그냥 맑다. 그저 자연의 모습에 몸을 맡길 뿐 번잡한 세속의 생각은 멀리 사라져 버린다. 온갖 잡념들도 일상의 피곤한 모습도 그저 멀리 있을 뿐이다.
중대암에서 상원사 방향으로 돌아 하산, 숲에는 어둠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고 주변에는 산죽이 잔뜩 자라고 있다. 도중 갑자기 발 앞에 잣 송이가 떨어져 집어 들어 보니 반 정도는 이미 잣을 다 발라 내 버린 상태, 그것이 다람쥐 솜씨라는 걸 나중 알았다. 도중 만난 다람쥐, 잣 송이에서 알맹이를 기막히게 뽑아내 삼킨다.
월정사 입구 가마솥 식당에서 산채정식으로 포식. 내일은
'산행 기록 > 산행기(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은빛 파도의 억새 물결 - 정선 민둥산 (0) | 2003.10.15 |
---|---|
황홀하게 아름다운 가을산 - 노인봉 (0) | 2003.10.15 |
추억여행의 청양 칠갑산 (0) | 2003.09.29 |
소양댐과 청평사 - 춘천 오봉산 (0) | 2003.09.01 |
산상화원의 소백산, 선경이 따로 있나! (0) | 2003.06.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