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기록/산행기(지방)

계방산 눈꽃산행

카페인1112 2004. 1. 15. 22:30

계방산 눈꽃산행

 

* 산행지: 평창 계방산((1577M)

* 산행일: 2004 1 10

 

눈꽃산행의 명소 계방산, 산악회마다 산행 계획이 계방산을 알리고 있었다. 화려한 눈꽃축제에 대한 기대로 조금은 설레는 마음을 안고 9 조금 지나 집을 출발, 출발시간이 계획보다 늦어 시간에 쫓기지 않을까 불안하다. 그래도 도중 소사휴게소에 잠시 들러 커피 한 잔.

 

계방산은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과 홍천군의 내면 경계에 위치하고, 남한에서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 설악산(1708m), 덕유산(1614m) 다음으로 높은 산, 그러나 산행을 주로 남한에서 두 번째로 높은 고개라는 해발 1089m의 운두령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정상(1,577m)488m의 표고 차에 불과 비교적 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영동고속도로를 달려 속사IC로 빠져 나오면서 톨게이트에서 운두령을 물어 보니 두 번 좌회전을 하라고 알려 준다. 국도 31호 인제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진행하다 보니 멀리 흰 눈이 잔뜩 쌓여 있는 계방산 정상 모습이 보인다. 그래도 예상했던 것보다는 눈이 많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방아다리 약수터 입구를 지나니 곧 이승복기념관, 기념관에서 5분 정도 달리니 노동리 아랫삼거리가 나온다. 우측으로는 계방산 쉼터 횟집이 있고 우측으로 주차장이 보인다. 우측 주차장 진입하는 입구에 계방산으로 향하는 가는 등산로가 보인다.

 

1130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잠시 등산 안내판을 본 다음 운두령으로 출발 준비. 안내판에는 계방산에 칡이 자라지 않게 된 전설을 소개하고 있다. 옛날 계방산에 용감한 권대감이란 산신령이 살았는데 하루는 용마를 타고 달리다 칡덩굴에 걸려 넘어졌다. 화가 난 권대감이 칡이 살지 못하도록 부적을 써서 던진 이후 이 산에는 칡이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칡이 자라지 않는 산, 신기한 일.

 

오늘의 산행은 운두령에서 1,492봉을 거쳐 정상에 올랐다가 남쪽 능선을 타고 삼거리로 내려오는 코스(B코스)를 택하기로 한다. 일단 삼거리에서 운두령으로 가야 한다. 근처 식당에 문의했더니 막걸리를 마시고 있던 사람들이 가는 길에 태워다 주겠다고 제의를 한다. 얼결에 막걸리를 두 대접이나 얻어 마셨다. 봉고차를 얻어 타고 운두령까지 가는 길은 구비구비 굴곡이 심한 급커브 고개길, 좌우에는 이깔나무 숲이 시원하게 늘어서 있다. 10분 정도 가파른 사면을 오르다 보니 운두령에 도착

 

1155 운두령 우측에 나 있는 가파른 나무계단을 타고 산행을 시작한다. 정상까지는 4.1Km, 정상에서 아랫삼거리까지는 4.8 Km, 오늘 산행은 총 8.9 Km를 가게 된다.

산행을 시작하자 곧 푸른 키 작은 산죽 사이로 눈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10분만에 능선에 도달, 조그만 봉우리다. 참나무 단풍나무 사이로 물푸레나무가 유난히 많다. 멀리 눈 쌓인 정상 모습이 보인다. 좌측으로 돌아 내려가면 안부에 도달 건막교 갈림길이다. 돌로 만든 사각형 표지판에 방향표시가 있다. 정상까지 2.7 Km. 점점 등산로에 눈이 많이 쌓여 있고 매운 바람이 세차게 몰아 친다.

 

1240 공간이 넓은 쉼터 도착, 눈이 잔뜩 쌓여 있고 산불조심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이제부터는 급경사길이 계속되어 숨가쁜 산행이 계속 된다. 산행을 한지 1시간이 조금 지나자 시야가 탁 트이며 평탄한 길이 계속 된다. 푸른 산죽 밭에는 눈이 잔뜩 쌓여 있고 그 동안 보이지 않던 눈꽃들이 나무에 가득해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도중 만난 어느 산행 가이드는 금년에는 섬 지역을 제외하고는 눈이 거의 오지 않아 금년에는 제대로 된 눈꽃산행은 글렀다고 한다. 그래도 그런대로 눈꽃이 찬란하고 눈 알갱이가 바람에 날린다. 관목 숲에 잔뜩 핀 눈꽃을 보면서 평탄한 길을 오르다 보니 첫번째 헬기장(13시15), 정상까지 0.8 Km가 남았다.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하는 주목을 보면서 5분쯤 더 올라가니 1492, 두 번째 헬기장이다. 1492봉에서는 주변이 수려하게 펼쳐 지면서 남동쪽에 펼쳐진 눈 덮인 정상 모습이 아름답게 보인다. 주변을 잠시 조망하다가 곧 정상으로 출발, 정상까지 등산로는 눈이 두텁게 쌓여 눈 밟는 소리가 경쾌하고 등산로 주변에는 밤에 빛이 난다는 나무(진고개에서 본 적이 잇는데 나무 이름이 가물가물하다)가 많다. 푸른 주목들은 눈꽃을 잔뜩 달고 있고 이따금 고사목들이 보인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고 했으니 저 고사목들의 연륜은 어느 정도일까? 눈꽃이 눈부시다. 갑자기 까마귀 몇 마리가 저공비행을 한다. 까마귀는 높은 산에 올 때마다 꼭 마주치게 된다.

 

145,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50분만에 1577m의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헬기장이 있고 조그만 정상 표지 석이 있다. 정상에서 보이는 주변은 온통 수려하고 장엄한 산이다. 멀리 오대산 등의 백두대간의 수려한 산줄기들이 시야에 가득 들어 온다.

 

눈밭에서의 식사, 꿀맛이다. 식사 후 2시20 이제부터 하산 준비. 정상에서 바로 능선을 따라 아랫삼거리로 향하는 남릉길이 있고, 북쪽 능선을 따라 가다가 이승복 생가를 거쳐 내려 오는 길이 있다. 시간관계상 바로 남릉을 택해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하면서 곧 아이젠 착용, 눈밭이 제법 미끄럽고 군데군데 눈이 두텁게 쌓여 있다. 그래도 겨울 산행하는 맛이 난다. 그런데 조금 지나고 보니 양지 쪽 눈이 녹아 흙길이 되어 버렸고 곧 다시 눈밭. 눈밭과 흙길의 반복이다. 여전히 산죽나무가 푸르다. 높은 봉우리를 지나고 나니 좌측에 푸른 전나무 숲이 울창하다. 아랫삼거리 3 Km 표지석. 오히려 눈이 더 많아지고 등산로가 간간이 끊어지기까지 한다. 북서풍 바람이 유난히 세찬 것을 보면 아마 바람에 눈이 날려 등산로가 없어진 것 같다. 앞에 산악회 팀들이 없어지면 길을 찾느라 조금은 고생했을 것 같다. 소나무들이 바람이 부는 반대방향으로 가지를 뻗은 모습을 보면 바람이 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곧 삼거리, 아랫삼거리까지는 2.7 Km가 남았다. 3시15 큰 봉우리(아마 1276봉일까)를 지나 봉분이 납작해진 봉분이 있고 이제부터는 급경사 내리막길, 예상보다 내리막길이 길다. 내리막길에는 굵은 참나무들이 쭉쭉 뻗어 있고 비탈에는 이깔나무들이 준수한 모습을 뽐 낸다. 조금 더 내려 오니 미끈한 소나무, 황송들이 울창하다. 소나무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 반가웠다.

 

4가 되니 아랫삼거리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4시5 아랫삼거리 도착, 정상까지의 거리 4.7 Km, 운두령까지 8.8 Km. 환상적인 눈꽃의 모습과 정상에서의 수려한 산세를 마음 속에 가득 담고 4시18 집을 향해 출발. 도중 방아다리 약수에 들러 물을 받고, 시간이 늦어서인지 입장료가 없다. 그리고 도중 새로 생긴 신약수는 입장료가 없는 대신 수량이 너무 적어 물 받는데 시간이 너무 걸려 포기. 집에 도착하니 9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