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병창에서 눈길 걷기 – 치악산
* 산행지: 치악산(1,288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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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경로 및 시간: 주차장(
치악산은 예전 등산하면서 사다리병창의 급경사 덕분에 엄청 고전했던 곳. 산불방지 기간이 시작돼 근교의 가려고 했던 산들은 입산이 통제 될 것 같았고 치악산은 설경이 좋은 산으로 유명하니 분명 실망시키지 않으리라는 생각으로 치악산을 택한다. 원주 부근을 지날 때마다 거대한 장벽처럼 수려하게 늘어서 있는 치악산의 위용과 겨울 내내 눈 덮인 정상부 모습은 항상 신비로웠다. 치악산은 원주시 동쪽에 남북으로 길게 늘어 서 있고 최고봉인 비로봉(1,288m)과
영동고속도 새말IC를 통과하여 우회전, 42번 도로의 백현저수지에는 빙어 낚시를 하는지 사람들이 제법 모여 있다. 장승이 있는 저수지 앞 치악산 입구에서 좌회전하여 치악산으로 향한다.
치악산 매표소를 지나니 황장목 채취를 금한다는 황장금표부터 보게 된다. 구룡사 일대 송림은 조선 초기부터 궁중용 목재로 쓰기 위해 벌목을 금지했고 그 금표가 아직 남아 있는 것. 등산로는 완만하지만 반들반들 심한 빙판으로 위험한 상태. 완만한 경사길이지만 미끄러운 빙판길을 걸어 구룡사를 거쳐 세렴폭포에 도착, 매표소에서 세렴폭포까지는 3Km. 세렴통제소에는
세렴통제소에서 사다리병창을 거쳐 비로봉까지는 2.7Km의 거리. 치가 떨리고 악에 받친다는 치악산의 악명은 이 사다리병창 코스에서 유래한다. 이 사다리병창(병창은 절벽이라는 강원도 사투리로 사다리처럼 경사가 급한 절벽이라는 뜻)은 급경사의 북사면 등산로. 깊은 계곡의 철다리를 건너 곧 계곡 길과 분리되는 갈림길. 그리곤 이제부터 급경사의 철 사다리와 나무 사다리길이 계속 이어진다. 급경사 길을 오르니 곧 능선 그런데 능선 길도 급경사 길이다.
등로에도 눈이 두텁게 쌓여 있고 주변 푸른 산죽과 미끈한 소나무들이 싱싱하다. 주변 산 사면에 흰 눈이 잔뜩 쌓여 회갈색 나목들과 푸른 소나무가 멋지게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 옆 계곡은 까마득하게 깊어 계곡에 울리는 바람소리가 꼭 파도소리처럼 밀려오고 그 울림은 마음 속까지 메아리 쳐 간다.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경사는 더욱 급해지고 군데군데 암릉까지 있어 꽤 위험하다.
해발 1,170m지점을 지나 급경사 계단을 오른 후
정상(1288m)에는 비로봉 표지석과 돌탑 3개가 있다. 돌탑은 치악 8경 중 하나로 용창중이라는 사람이 전국의 돌탑들을 모아 1964년 쌓았다 한다. 오늘 치악팔경 중에서 구룡사, 사다리병창, 비로봉 돌탑 3개를 만난 셈이다. 수려한 산줄기들이 계속 이어져 있어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환상적이다. 그 찬 바람 속에서도 갑자기 저 회갈색 능선을 타고 계속 가고 싶다는 느낌이 강렬하다.
정상 바로 아래 자리를 잡고 늦은 점심 식사, 점심 먹는 도중 눈 앞에 꿩 한 마리가 머물다 날아 간다. 원래 치악산의 이름 자체가 뱀에게 잡혀 먹힐 뻔했던 꿩이 머리로 종을 쳐 선비를 구했다는 설화로 인해 꿩 치(雉)자를 쓴 치악산을 바뀌었다고 하니 오늘 그 꿩도 하나의 인연인가.
점심식사 후 사다리병창 코스로 하산, 원래는 계곡길을 따라 하산할 생각이었으나 계곡길 상태가 어떨지 몰라 그냥 올라온 코스대로 하산하기로 한다. 경사가 급하고 눈이 많이 쌓여 예상 외로 내려가는 길이 더 어렵다. 아마 다른 사람들은 계곡길 코스를 많이 택한 듯 내려 오는 길은 한산하다. 눈에 미끄러지며 세렴폭포까지 내려오니
구룡사 앞에서 잠시 참배하고 서둘러
이제는6시간30분의 산행을 마무리하고 귀로에 오른다. 도중 길이 밀려 42번 도로로 바꿔 타고 이천에 들러 온천욕, 그리곤 저녁을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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