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째>
오늘은 미야기현에 인접한 야마가타현의 야마데라(山寺), 니까위스키 공장 그리고 다시 아키우 지역으로 돌아가 아키우폭포를 보러 간다. 아키우에서 야마카타에 가는 길은 산으로 둘러 쌓이고 강을 따라 달리는 한적하고 아름다운 길로 우리나라 경춘가도와 비슷하다고 한다. 그런데 온통 음식점과 모텔이 즐비한 우리 경춘가도에서 어찌 한적하고 운치 있는 정취를 느낄 수 있을까? 좀 시골스러운 동북지역이라 그런지 우리 경춘가도와는 느낌이 전혀 다르다.
야마가타시에 거의 도착해 우측 야마데라로 향하는데 앞에 멀리 보이는 산에 눈이 희끗희끗하다. 혹시 여름 스키장으로 유명한 갓산(月山)이 아닐까 짐작한다. 이 지역은 일본 체리 주 생산지로 주변에는 체리 과수원이 많다.
<야마테라 들머리>
야마테라는 야마카타시 인근에 있는 일본 천태종의 대표적인 사찰로 860년에 세워진 유서 깊은 사찰이란다. 야마테라는 산사라는 뜻. 기암이 첩첩한 산 전체가 경내이고 성지. 험한 지형 절벽 위에 불당을 만들어 놓았다. 입구에 있는 입석사 벽에는 사람 이름과 기원을 쓴 종이를 잔뜩 붙여 놓았고 나뭇가지에는 오미꾸지가 잔뜩 매달려 있다. 기원과 가피를 바라는 마음은 어디나 똑 같을까? 오미꾸지는 절이나 신사에서 100엔을 내고 띠에 따라 운세를 뽑아 운세가 나쁘면 나뭇가지 등에 걸어 놓고 간다. 나무로 된 에마(부적)는 소원을 적어 걸어 놓는 것.
<오미꾸지>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데 계단 주변에 탑과 유골탑 등이 산재해 있다. 초입에 보이는 하이쿠의 명인(시인) 마츠오 바쇼의 동상이 보인다. 바쇼는 소박하고 꾸밈이 없는 시 세계로 하이쿠를 문학의 한 장르로 완성시킨 뛰어난 시인. 같은 여인숙에서 두 번 자지 않는다는 방랑자이기도 했다. 하이쿠는 일본의 짧은 정형시로 5 – 7 -5의 음수율을 지난 17자로 이루어진 짧은 정형시. 바쇼의 마지막 작품으로 “방랑에 병들어 / 꿈은 마른 들판을 / 헤매고 돈다” 계단을 조금 더 올라가니 “조용함이여. 바위에 스며드는 매미소리”(閑さや岩にしみ入る蝉の声) 시비가 곤폰츄도 옆에 있다
<하이쿠의 명인 바쇼 상>
대불전까지 1015개의 돌계단이 이어진다. 올라가는 도중 동굴 입구에 바퀴가 달린 막대기가 있어 무슨 의미냐고 물어 보니 그 바퀴를 돌리면서 기도를 한다고 한다. 대불전을 잠시 둘러보고 고다이도로 향한다.
<대불전>
<기도용 구루마 막대기>
전망대 역할을 하는 고다이도에서 보는 전망이 일품이다. 야마테라와 아래 시가지. 그리고 멀리 보이는 산 줄기들까지 시원하게 펼쳐진다. 벽면에 낙서하지 말라는 글귀가 있는데 내부 벽은 온통 낙서투성이. 당연히 한글 낙서도 빠질 수 없는지 역시 한글 낙서도 있다. 고다이도를 보고 하산.
<고다이도에서의 조망>
<고다이도 멱면 - 낙서금지 와 낙서들>
입구에서 일행을 기다리는데 일본인 젊은 가족이 관람을 마치고 내려 온다.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의 나이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지나가는 두꺼비를 손으로 잽싸게 잡아 신기해 하는데 엄마는 질겁을 한다. 놓아 주라는 말을 듣지 않자 이 엄마는 다가와 어린아이 머리를 탁 때리고는 앞장 서 내려간다. 뒤따라 가는 이 녀석 걸음걸이며 뒤 모습이 무척 억울하고 분통 터진다는 심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래 엄마는 잘못도 없는 나를 왜 때리는 거야” 우리 아이들도 자라면서 억울하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얼마나 많이 많았을까?
<기도하기 전 종(?) 치는 모습과 벽면에 붙어 있는 기원용 종이들>
야마테라를 보고 나서 야마카타 특산물이라는 체리(사꾸람보)로 만든 달콤한 아이스크림 하나 사 맛을 본다. 1개에 250엔
<니가 위스키 공장>
야마테라에서 텐도를 지나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니까 위스키 공장으로 향한다. 텐도시는 일본 장기 말의 생산지로 유명한 곳. 간판에도 장기 말을 표시해 놓았다.
니까위스키 공장은 공장이라기보다는 공원 같은 분위기. 연못 속에는 백조 4마리가 한가롭게 놀고 있고 공원들도 보이지 않고 조용하다. 공장 내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잠시 쉬다가 견학. 대맥을 발효시키는 연료로 홋카이도에서 생산되는 수천 년 풀이 쌓여 탄화된 피트를 쓴다고 한다. 공정 과정을 듣고 시음실에서 몇 가지 술을 맛보고 떠난다. 견학실을 운영하면서 식당 운영과 물품 판매수입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니가 위스키 공장>
다음으로는 다시 아키우 지역으로 돌아와 아키우대폭포 관람. 폭포 가는 길 입구에 있는 신사를 잠시 둘러 본다. 많은 일본인들이 신사 앞에 매달아둔 종(?)을 치고 기도를 한다. 여기도 오미꾸지와 에마를 볼 수 있다. 산길을 따라 대폭포로 내려가 거대한 폭포 아래에서 잠시 발을 담그고 쉬어 간다. 도중 아키우 공방에 들렀는데 별로 볼 것이 없어 나무로 만든 고케시라는 아이들 장남감을 하나 사고 돌아온다.
<아키우 폭포>
<이제 돌아오는 날>
아침 체크 아웃을 하기 위해 내려 와 일본에서 가장 맛있다는 유베시 한 상자를 구입한다. 유베시는 모찌 비슷한 일본 전통 음식. 그리 달지 않고 꽤 맛이 잇다.. 호텔 한 켠에 사칸호텔의 역사를 사진으로 전시해 놓았다. 센다이시 근처에 있는 쇼핑센터에 잠시 들렀다가 공항으로 향한다.
2박3일의 짧은 여정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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