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여행 - 첫날 구룡연과 교예단 공연 관람
12월 15일(토), 회사 행사로 떠나는 금강산, 연말의 번잡함에 복잡한 심사까지 모두 잊고 즐겁게 다녀 오자고 마음을 다잡는다.
4시간이 넘게 걸려 관광버스로 꽉 찬 화진포아산휴게소 도착. 금강산 관광증명서 격인 관광증을 발급받고 휴게소 식당에서 황태해장국으로 이른 아침을 먹는다. 다시 버스 출발. 아직 어둠이 깔린
<어둠이 가시지 않은 남측 사무소>
차 안에서 조장(가이드)의 주의사항 설명이 있는데 무척 까다롭다. 차 안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고, 담배는 재떨이 있는 곳에서 10m 이내만 가능, 침을 함부로 뱉어서도 안 된다. 함부로 담배 피우다가는 벌금이 100불. 북쪽 사람 만날 때는 체제 관련 얘기는 안 되는 등 말 조심에 어깨를 친다든가 신체적 접촉도 안 된다. 남과 북의 차이는 손을 흔들며 전송하는 남측 군인과 굳은 얼굴의 북한군 모습으로 대비된다.
조장의 주의사항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다. 우연히 금강산에서 다른 일행 중 아는 사람을 만났는데 구룡연 에서 무심코 침을 뱉었다가 적발되었고(벌금은 물지 않고 경고만), 가슴 뺏지를 만지고 하나 얻을 수 없느냐고 농담했다가 곤욕을 치렀다고 한다. 우리 일행 중 한 사람은 삼일포 관광 중 북측 안내원과 대화(우리 대선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다가 반가움의 표시로 등을 두드렸다가 야단을 맞았다.
여행비가 1박2일에 22만원. 그런데 화진포까지는 별도 차량으로 개별 도착해야 하고, 조식 외에 중식 석식은 개별적으로 사 먹어야 한다. 그 외에 교예단 공연 관람비용에 삼일포 선택관광 비용도 추가되고 별도로 노래방을 가거나 회라도 먹으면 비용은 더 추가되고…… 첫날 일행들과 노래방에 가서 놀았는데 차 안에서 일행 중 하나가 도우미도 있느냐고 물어보니 불러 달라면 불러 줄 거란다.
'반갑습니다' 가 요란하게 울려펴지는 북측 CIQ에 도착 한참 줄을 서 수속을 밟는다. 그런데 벌써 기묘한 모양의 멋진 바위들이 주변에 펼쳐진다. 금강산 1만2천 봉을 구성하는 바위들. 멋진 금강산의 서막
신계사터를 지나 목란관 주차장에 도착하니 구룡연 등산로안내도가 있다. 목란관(음식점) 금강문 옥류동과 비봉폭포를 거쳐 나무꾼과 선녀 전설의 상팔담이 있고 더 가면 세존봉이다. 세존봉까지 가고 싶지만 아쉽게도 시간이 부족해 구룡폭포와 상팔담까지만 갈 계획. 그런데 결국 시간이 부족해 상팔담은 보지 못하고 구룡폭포에서 다시 하산했다.
<목란관 가는 길>
미끈한 소나무를 보면서 잠시 오르니 철 다리가 있고 목란관이 보인다. 목란관은 식당이고 야외에 막걸리 등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주변은 관광객들로 인산인해. 오늘 금강산에 1,000명 이상이 왔단다. 수원 황사장을 비롯한 몇 명과 함께 주변을 여유있게 둘러보며 오르는데 벌써부터 주변 봉우리들은 수려하고 오밀조밀한 아름다움으로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아름다운 개골산의 일만이천봉 봉우리에 싱싱한 소나무들이 어우러져 동양화 속의 풍경. 그 아름다운 세계로 그대로 빨려 들어간다. 아쉽게도 기대했던 설경은 없었지만.
중간에 이정표가 나오는데 주차장 50분, 구룡폭포 50분, 위생실(화장실) 안내가 되어 있다. (바위에는 주차장 2,064m, 구룡연은 1,750m 표시) 구룡연 가는 도중 위생실 이용은 유료이고 작은 것이 1불, 큰 것이 2불이다. 일행 중 한 사람이 위생실을 이용하고 나오는데 관리인이 귀마개를 빌려 달라 던다. 달라는 소리였을 텐데 본인도 날씨가 추워 필요했으니....
금강문을 지나 오르니 야외 간이매점 차 파는 곳에서 대전 모 사장을 만났다. 차 판매하는 북측 아가씨들 틈에 끼어 차를 팔고 있어 오가피차 한 잔 얻어 먹고 잠시 휴식. 흰 털모자를 쓰고 추위에 발그레해진 매점 아가씨들의 웃는 모습이 밝고 친절하다. 그리고 보송보송 꾸미지 않은 얼굴이 자연스럽고 곱다. 자연미인들. 이들은 모두 공무원인데 판매량에 따라 수당이 있는 것 같다고 한다.
구룡연에서 만난 다른 팀들은 2박3일로 왔다는데 첫날은 늦게 도착해서 관광을 못했고 3일째 되는 날은 조금 일찍 나가기 때문에 1박2일인 우리 일정과 별 차이가 없다.
<간이매점>
<금강문 - 인산인해>
구름다리를 지나니 무대바위가 나오고 여기부터는 눈이 제법 쌓여 있다. 등로가 미끄러워 아이젠을 하고 올라가니 곧 구봉폭포. 거대한 빙벽이다. 깊은 못과 계곡, 수려한 바위 봉우리들과 푸른 소나무, 보이는 곳마다 계속 절경이다. 올라온 지 1시간 10분 정도 걸려 상팔담과 구룡폭포 갈림길에 도착. 우선 구룡폭포 방향으로 진행. 우리나라 3대 폭포 중의 하나라는 구룡폭포는 빙폭이 되어 있고 관폭정에는 사람들로 꽉 차 있다. 구룡폭포 아래 깊이 13m의 구룡연 아홉 마리의 용도 겨울잠을 자나 보다. 잠시 주변을 둘러 보다가 하산. 동했했던 황사장이 산 달콤한 곶감을 먹으며 여유있게 걸어 내려온다. 그런데 점심시간에 늦을 것 같아 아쉽게도 '8개의 푸른 못이 멋지다는 '나뭇꾼과 선녀' 전설의 상팔담을 들르지 못하고 그대로 목란각 방향으로 직행한다.
<흔들흔들 구름다리>
<무대바위 - 여기부터 빙판이었다>
<구봉폭포>
<우리나라 3대폭포 중 하나인 구룡폭포>
올라갈 때는 사람들이 많아 시간이 지체되었는데 40분 정도 내려오니 목란관. 아직 후미가 내려오지 않았다고 해 목란관 야외 주점에서 옥수수막걸리(4불)에 감자전을 시켜 막걸리 한 잔. 일행이 감자전 갖고 온 매점 아가씨에게 금강산에서 가장 예쁘다고 칭찬하니 ‘왜 한참 쳐다보고 얘기하냐’며 무척 좋아한다. 매점 사진을 찍으니 ‘선생님, 사진 찍으면 안됩니다’ 하며 질겁한다.
<야외매점>
시큼한 막걸리를 마시고 주차장으로 이동. 그런데 온정각까지 와 보니 일행 중 일부가 안 보인다. 아직 하산을 하지 못한 것. 나중 보니 시간을 모르고 상팔담까지 다녀 왔단다. 하산시간이 정확히 통보되지 않았던 것. 이런 나도 같이 갔다 올걸. 덕분에 오후 계획했던 삼일포 관광은 포기하고 면세점을 둘러보다 교예단 공연을 보기로 한다. 점심은 금강산호텔에서 만두국백반(10불). 맛은 담백하긴 하지만 특별할 것이 없다. 옥류관에서 평양냉면(12불)이나 먹을 걸.
금강산 문화회관에서
저녁식사로 금강산호텔 옆에 있는 금강원에서 흑돼지 요리를 먹었는데 불판에 구워 먹는 맛이 제법 좋았다. 맛있는 돼지고기에 북한 술로 얼큰하게 취해 버렸다. 규모가 꽤 큰 식당이었는데 손님들로 꽉 찼다. 가격이 25불이니 우리나라에서 먹는 가격과 비슷하지 않을까? 식당에서 서빙하는 쌀쌀맞은 아가씨에게 ‘남에서는 아가씨라고 부르는데 북에서는 뭐라고 부르냐’고 질문하니 ‘접대원 동무라고 부르란다. 동무라는 말이 아주 좋은 거’라면서.
<하룻밤 투숙했던 비치호텔 외부>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비치호텔)로 가 한 잔 더 할 곳을 찾으니 마땅치 않다. 자연산만 취급한다는 고성항횟집도 예약이 끝나 자리가 없고. 비치호텔에 있는 노래방으로 가 맥주 한 잔 더 마시고 긴 하루 일정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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