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봄이 아쉬운 들꽃 축제, 가편 명지산(1,267m)
* 산행일: 2004년 5월 23일(일), 맑음
* 산행경로 및 시간: 익근리 주차장(12:00) – 승천사(12:16) – 명지폭포 입구(12:52) – 삼거리(13:20) – 능선안부(14:30) – 명지4봉(14:33) - 명지1봉정상(15:10~15:40) – 명지폭포(17:17) – 승천사(17:40) – 주차장(18:00)
* 가는 길: 외곽순환도로 남양주IC ~ 46번 국도, 청평 지나 가평군청 방향으로 좌회전. 북면 방향 75번 도로 ~ 명지산 입구 익근리 주차장
(가평군청에서 명지산 입구까지 20Km, 25분 - 목동삼거리에서 구나무산 입구까지 5Km, 익근리까지 11 Km, 안내판은 목동삼거리에서 익근리까지 13 Km 표시)
명지산은 경기도에서 화악산 다음으로 높은 경기 2봉. 울창한 수림과 깊은 계곡이 좋아 사계절 모두 사랑 받는 산이다. 가평을 지나 들머리인 익근리에 도착하니 12시가 다 되었다. 넓은 주차장에 주차하고 등산안내도를 보며 오늘 산행 코스를 정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매표소 – 승천사(0.9 Km) – 명지폭포(1.7 Km)- 삼거리(0.6 Km) – 명지1봉(2.7 Km), 명지4봉을 거쳐 정상까지 5.9 Km, 2봉 3봉을 거쳐 하산하면 1.9 Km를 추가하게 되지만 2~3봉은 정상에 도착한 후 시간을 보면서 갈 것인지 결정해야 할 상황
주차장에서 15분쯤 평탄한 길을 가니 승천사가 나오고 일주문 좌측에 나 있는 등산로를 따라 계속 진행, 이정표는 정상까지 4.7 Km표시. 주변의 꽃들을 보며 시원한 계곡을 따라 여유있게 1.2 Km를 온 셈이다. 왼쪽 계곡에는 맑은 물이 철철 넘쳐 흘러 여기저기 소와 담, 폭포를 만들어 절경이다. 여름 날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후련해질 것 같은 맑은 물들이 흐른다. 짙푸른 녹음과 계곡의 물소리, 청아한 새소리까지 마음이 시원해진다. 또 봄철답게 꿀풀, 애기똥풀, 산괴불주머니 같은 야생화들이 지천이고 진한 꽃 향기가 마음을 그리 편하게 하는지... 오늘 명지산은 최상의 선택.
들머리부터 넓은 잎에 아카시아꽃처럼 흰 꽃들이 송이를 이뤄 달려있는 나무가 눈길을 끈다. 군데군데 나무나 풀 이름을 소개해 놓은 안내판이 보여 이름을 확인하기 좋은데 그 나무는 바로 쪽동백, 오늘 처음 보는 쪽동백의 청초한 아름다움에 흠뻑 빠진다.
오늘 산행은 흰 꽃과 함께 하는 향연. 흰 꽃들과의 시절인연을 제대로 만났다. 쪽동백에 고추모양의 잎을 가진 고추나무, 소담하고 청초한 함박꽃나무, 향이 좋고 찔레꽃처럼 생긴 고광나무, 그리고 야산에 흔히 있는 국수나무, 그리고 승천사의 불두화와 찔레꽃, 멀리 산에 보이는 층층나무까지 온통 흰 꽃을 달고 있다.
출발하고 50분 정도 지나 명지폭포 입구 도착, 폭포는 하산 길에 들르기로 하고 계속 진행. 정상은 3.3 Km(익근리 2.6Km) 남았다. 날이 제법 더워 땀이 나고 이제는 시장기까지 돈다. 길가 쉼터에서 간식을 먹고 한참 휴식. 삼거리가 나오고 정상으로 향하는 옛 등산로는 폐쇄시켜 버린 듯우측 소로길로 향한다. 이제 경사가 급한 나무계단길이 계속 이어지는데 군데군데 금낭화 군락지가 펼쳐져 있고 꽃이 깨끗하다. 금낭화 군락지가 이렇게 넓게 있는 것은 처음 본다.
2시30분 능선 안부에 도달하고 곧 암릉의 명지4봉이 나타난다. 이젠 정상까지 0.9Km 남았다. 지대가 높아서인지 부는 바람이 차갑게 느껴진다. 능선을 따라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야생화 천국, 게다 고도가 높아서인지 이제서야 연두색 새순을 내밀고 있는 나무들이 어린아이들 모습처럼 그렇게 예쁠 수 없다. 능선 좌우로 ‘바람난 여인’ 얼레지가 날렵하게 꽃잎을 세우고 있고 군데군데 예쁜 홍자색 큰앵초, 벌깨덩굴에 애기별꽃 그리고 이름 모르는 작은 야생화들. 야생화들의 아름다움에 흠뻑 젖는다.
3시가 넘어 정상 도착, 암봉으로 이루어진 정상에는 작은 표지석이 있고 사방이 훤하게 트여조망이 좋다. 북동쪽으로 보이는 화악산의 위용과 남쪽 연인산 등 주변 산세들이 웅장하다. 정상에는 몇 팀이 휴식 중, 예상했던 것보다는 등산객들이 많다.
잠시 주변을 조망하다가 정상에서 조금 내려와 늦은 점심식사. 밥을 먹는데 바람이 무척 차다. 시간이 늦어 2봉으로 향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 들어 그냥 하산하기로 한다.
점심을 먹고 정상에 다시 올랐다가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하산, 4봉을 오른 후 급경사 길을 내려 온다. 올라갈 때보다 내려오면서 경사가 더 심하다는 느낌이 든다. 20분 이상 나무계단 급경사 길을 내려 온후 삼거리 전 쉼터에서 잠시 휴식. 삼거리를 지나면서 다시 요란한 계곡 물소리가 울려온다. 작은 못과 폭포를 이룬 계곡은 정말 절경. 이제부터는 넓은 길, 그리고 대부분 돌길이다.
5시가 훨씬 지나 명지폭포 입구 도착, 장관이라는 폭포를 보기 위해 나무계단을 내려 간다. 폭포 밑 못의 물 색갈이 푸르다 못해 검게 보일 정도. 게다 깊은 숲 속이어서인지 날은 벌써 어스름이 내리기 시작하고. 으스스한 기분이 들어 다시 등산로로 올라와 다시 하산. 승천사 입구를 지나 6시가 되어 주차장 입구 도착. 입구에서 산나물 팔고 있는 할머니에게서 곰취와 더덕을 조금 사고 귀로에 오른다.
흰 꽃들의 향연 그리고 얼레지와 금낭화 큰앵초 벌깨덩굴 같은 야생화들로 황홀했던 봄꽃 축제장. 4계절 어느 계절이나 좋을 것 같은 다시 오고 싶은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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